지나간 과거의 추억을 회상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아마 이는 마음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남아있는 감정의 편린들을 새롭게 더듬어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꿈처럼 희미한 것으로 그들 중에는 잊고 싶은 추억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향수와 같은 어떤 것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다.

이는 직접 느낄 수 없고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어떤 안타까운 마음에서가 아닌가 싶다. 그들 중에서 기억 속에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아름다운 추억인 것 같다.

미소는 아름다운 사랑의 꽃

아름다운 추억이 오래 남는 것은 아름다움은 세월이라는 오랜 체질을 통해 걸러지고 걸러내진 후 마지막 순간까지도 남아 있는 값진 감정의 결정(結晶)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아름다움이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은 그것이 마음을 사로잡는 신비한 마력과도 같은 힘을 지니고 있어서일 것이다. 어쨌든 세월은 흘러가도 누구에게나 슬펐거나, 불행했거나 아름다웠던 여러 감정의 나락들은 남아있게 마련이다.

옛날 학교에서는 겨울에 드럼통을 잘라 만든 난로에 불을 피워 난방을 했다. 당시는 전쟁 후라서 곳곳에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때이고 보니 무엇하나 풍족한 것이 없었다. 옥수수 죽이나 우유 같은 것을 배급을 받아먹던 배불리 먹지도 잘 입지도 못하던 추운 시절이었다.

이 시절과 관련해 떠오르는 것은 추운 겨울 아침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다. 추위에 떨면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미소를 지으시며 난로가로 이끌어주신 선생님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고 보니 선생님의 얼굴 모습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선생님의 미소는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아름답게 남아 있다.

선생님의 모습은 희미하지만 그 분의 따뜻한 마음이 잊혀지지 않고 남아 있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자연에는 아름다운 꽃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듯 사람의 마음에는 친절이라는 향기로운 꽃이 사람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하고 있다.

자연 속에 꽃은 아름답게 피어난 후 씨앗을 맺어 다시 아름다운 꽃으로 살아남고 사람들의 친절한 미소는 마음에 아름다운 감동의 열매를 맺어 다시 아름다운 사랑의 꽃으로 살아 나온다.
아름다운 꽃, 지지 않고 다시 살아나는 축복과 생명의 꽃이 바로 친절한 미소이다. 신은 인간에게 미소라는 아름다운 축복을 선사해 세상을 아름답게 꽃피우려 한 것 같다. 시들지 않고 오래오래 살아남는 아름다운 미소의 꽃!

아름다운 꽃이 없는 세상을 생각할 수 없듯이 마음에 친절한 미소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등 웃음이 축복과 관련된 말은 무수히 많다. 지금은 웃음을 잃어가고 있는 시대인 것 같다.

사랑, 평화 넘치는 사회되길

세상이 어렵다보니 여유가 없어지고 웃음을 잃는 것 같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따뜻한 마음속에서 아름답게 솟아나는 축복의 꽃을 피워내야 한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지닌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모두가 아름다운 미소의 꽃을 선사하는 작은사랑의 실천이 필요하다.

웃음이 넘치는 사람은 내면에 향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이다. 웃음이 넘치는 가정은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축복 받은 가정이다. 웃음이 넘치는 사회는 건강하고 희망에 찬 아름다운 사회이다.

친절한 미소는 세상에 어떤 감정보다 강한 감동과 사랑을 남기며 더럽고 악하고 추한 모든 것을 덮어주는 마력을 지닌 생명의 꽃으로 마음에 오래 남아 축복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생명의 꽃, 미소의 꽃을 피워 온 세상을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게 했으면 좋겠다.

황문수 충청대학 영어통역과 교수 hms10@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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