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생산위축 경제회복 발목
소비·생산위축 경제회복 발목
  • 충청매일
  • 승인 2004.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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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새해는 밝은 희망 속에 찾아오듯 올해에도 모두의 소망이 이뤄지리라는 기대와 함께 힘찬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지난해 취약한 정치적 기반을 바탕으로 출발한 참여정부는 사회 각층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사회통합을 이루겠다고 천명했지만 사회적 세력균형이 급격하게 재편되면서 오히려 현실적으로 갈등구조가 심화된 측면이 있다.

더구나 대선자금 수사를 비롯한 정치권의 불안요인으로 국정을 산만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뚜렷한 목표를 확립해 국가경제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다운 정책을 수행할 여력에 한계를 느낀 한 해였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치솟았던 부동산가격은 거품경제의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이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융단폭격을 가하듯 각종 단기정책을 쏟아 부어 표면적으로는 부동산가격의 안정화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로 인해 향후 예상되는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스럽다.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소비감소나 제조업 생산의 위축으로 실물부문이 침체돼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도 지난해 국가경제를 어렵게 했던 한 요인이다. 이와 같은 경제상황이 신용불량자를 양산해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카드사의 부실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후반기에 주요교역상대국의 경제회복으로 수출증대가 가능했고 이에 힘입어 낮은 성장률이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지난해 경제정책은 경제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초단기 정책에만 매달리며 일관성 없는 정책을 수행함으로써 그 방향을 잡지 못했다. 경제정책의 초점을 새로운 경제체계 구축과 불확실성의 제거에 맞췄어야 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의 늪에서 8년 동안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선진국과의 소득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경제발전모델이 수립되지 못한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몫을 챙기기에만 바빠 계층간 갈등의 원인이 됐고 이제는 경제성장을 멈춘 남미국가들의 전철을 밝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해야할 처지다.

따라서 새해 중장기 경제정책의 기조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성장동력의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문제는 이미 경기변동이 아니라 사회통합의 문제가 돼 버렸고 각종 경제정책이나 수출확대가 투자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시적 정책수행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동차와 반도체산업 이후 성장동력이 약화됐기 때문에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의 육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어서 새해에는 성장잠재력의 확충에 치중해야 하고 단기부양책에 대한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생산기술뿐만 아니라 경제제도 자체가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올해에도 각종 이익집단간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노사문제로 인한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나아가서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할 전망이다.
지난해 두산중공업, 철도노조,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식은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두지 않고 합의도출을 시도해 정책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정부가 조정기능을 회복해 집단간 이해관계를 조율할 메카니즘을 구축하고 사회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성공적으로 시장기능을 강화해 왔는데 시장기능의 강화를 통한 효율성의 제고가 우리 경제의 기본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해외수출은 중동지역의 불안한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올해에도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개방경제가 본격화되고 선진국의 저금리기조가 유지될 전망이어서 해외자본의 국내유입도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건전한 자금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지난해 말 선진국의 경기회복으로 해외금융시장에서 유동자금이 늘어났을 때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형태는 거의 ‘묻지마’ 수준이었다.

모든 국가들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적극적인 국제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역간 무역협정이 이미 250여개가 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본과 중국뿐만 아니라 개도국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인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새로운 무역환경에 뒤쳐져서는 안될 것이다. 멕시코가 NAFTA와 같은 자유무역협정으로 경제를 살린 전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자유무역협정으로 얻게되는 이익을 환원할 수 있는 농·어촌 지원대책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운영하는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도 이를 현실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분명하게 목표를 제시해야 하며 아시아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국과는 대치가 아닌 보완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을 포함한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3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올해에는 경제와 사회구조를 분화와 조화의 체계로 구축하려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방안이 구체화돼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개편이 예상되고 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새해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은 파트너십의 확립이고 정부도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현재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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