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면서 내년을 걱정할 때마다 지방에서는 중앙정부의 예산을 많이 얻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곤 한다. 이는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라 이제 당연시 해야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과연 지방에 살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그저 공기 좋고 편한 생활을 한다고 하지만 현대의 인간 생활은 도시화를 향하고 있는데 이 것만으로 위안이 될까.

지방이 수도권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자라나는 후대에게 정확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방에서 살아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모두가 서울로 향하는 세태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방에서 살기에 얻을 수 있는 장점, 특권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에서 살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특권을 만들지 않으면 영원히 지방에서 사는 피해 의식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우리 나라의 현실이 암담할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일수록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도시로 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지방에서 학교를 나오면 어떤 혜택이 있는가. 아무런 혜택이 없다면 현재 우리 나라 상황에서 누가 지방에서 교육을 받고 싶어하겠는가.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처지에서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라면 다 서울로 가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서울에서 살려고 하지만 형편이 그렇지 못할 경우 지방으로 오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인재라도 그 지역 특유의 필요 조건을 갖춰야 하게끔 한다면 그 지역에서 교육받으며 살아온 사람이 기를 펼 수 있고 그 지방이 특성화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요즈음 인기가 있다고 하는 의사·법관만 하더라도 어느 지방에서 교육을 받든 자격이 꼭 같으면 모두 중앙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기 마련이다. 만약 충청권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자만이 제도적으로 충청권에서 지위 확보에 유리하다고 한다면 그래도 그 지위를 얻기 위해서라도 충청권에서 교육을 받기를 희망할 것이다.

충청권 대학 출신만이 충청권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아무 것도 없다면 가능한 한 서울로 갈 것이고 이를 탓해서는 안 된다. 현재 지방 대학이 위태롭다고 하지만 현재 제도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더 위태로워 질 것이라 본다.

지방 대학 출신자에게 주어지는 그 지역 특유의 특권이 있고, 전국의 어느 대학 출신이든 동등하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지위도 필요한 것이다. 현재 행정 수도 문제로 충청권이 관심을 갖게 되지만 실질적으로 충청권 사람들에게 어떤 혜택이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앞으로, 우리 고장의 어린이들에게 충청권에서 태어나 여기서 교육을 받고 인생을 가꾸며 살아 갈 수 있는 희망을 주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불만이나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문화면에서도 충청도에만 있고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것을 지켜나가야 한다.

지방 특성화로 개성 살려야

충청권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들 곧 서울로 향하게 만드는 현대 사회 구조에서는 지방에서 살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행복지수를 지방에서 높여야 지방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행복 지수의 기본 요건은 자기만이 갖고 있는 어떤 특성, 특징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방마다 특징을 갖도록 제도적으로 노력해야지 해마다 단지 경제적인 면에서 돈을 얻어오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고 본다. 고장 특유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려 개발을 도모하는 특성화가 긴요하다 생각된다.

지방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생산하여 지방에서도 중앙 수도권에 제공해 줄 수 있는 날이 언제 올 수 있을까. 요즘 지역사회의 특성화에 노고가 큰 주민·지방자치단체·지방의회, 그 밖의 기관단체 여러분의 노력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한중선 / 영동대 일본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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