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우리 마음의 그릇은 어떤 크기일까? 항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작은 마음의 그릇 때문에 쉽게 조급해지고 걱정이 앞선다. 이 좁은 속을 어떻게 후벼 파야 커질지 비단 혼자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이런 고민들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여행을 통해 사색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진심어린 조언이 담긴 한권의 책을 권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유명대학의 명교수도 아니고, 각광받는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다. 서른일곱살부터 교도소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사형수를 상담 해온 75세 할머니다.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의 지혜를 살아오며 터득한 경험을 토대로 특유의 입담으로 구수하게 인생 9단의 공식을 풀어주고 있다. 이 책이 주는 편안함은 아마도 죄를 짓고 복역하는 이들을 상담해주고 봉사하는 이유가 스스로가 행복하기 위해서이고, 그들에게 준 행복이 몇 배로 커져서 나에게 되돌아온다고 믿는 할머니의 넓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간혹 어떤 자기계발서는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라고 훈수를 두는 과정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마치 자신의 성공이 모든 이에게 통용되는 ‘인생의 지침서’ 라는 내용이 피곤하다는 느낌마저 들 수도 있다. 그런 자기 자랑이 아니라 먼저 살아본 ‘어른’으로서 삶이란 것이 이러 하더라 라는 경험을 집대성한 책이 여기 있다.

저자는 삶이 어떻게 전개되든지 간에 곤란이 없는 시기는 없기에, 삶이 항상 평탄하고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는 욕심을 비울때 비로소 더욱 홀가분한 심정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언제 편한 세월이 올까?’ 이런 투정은 하지도 말고 생각하지도 마. 그런 세월은 없으니까. 불편한 세월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잘 달래면, 그게 바로 편한 세월이 되는 거야”라는 문구에서 인생의 쓴맛을 오랫동안 경험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다.

인생 기본 공식, 사람사이 인간 공식, 가족 간의 공식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마치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할머니에게 가서 울면서 말했는데, “아가야 살다보면 그런 상황이 있단다. 그럴 때는 이렇게 해 보렴” 이라고 조언해 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나만 옳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타인의 입장과 감정을 포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인생의 과정 과정이 스스로한테 교훈을 주고 그로인해 점점 우리는 인생 9단이 되어 가는지도 모른다. 마음의 그릇을 키우지 못하면 나이가 마흔이 되고, 환갑이 되도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없다. 봉사와 상담으로 인생의 맷집을 키운 진짜 어른의 조언서 인생 9단. 책꽂이 한쪽에 꽂아 두고, 사는 게 힘들고 어렵다 느낄 때 한번 씩 펼쳐보면 마음 그릇을 키우는 데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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