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이자 시인인 김설영 시집 ‘산의 목소리’
남녀노소 알기 쉬운 시어로 누구나 공감대 형성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 통해 제자에게 희망 전해

▲ 김설영 시인과 시집 '산의 목소리'.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엄마는 교실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나는 교실 안에서

엄마를 기다린다

내 눈은 선생님을 보면서도

내 마음은 빗속을 서성이는

엄마 곁에 가 있다

창에 부딪치는 빗소리

엄마 목소리처럼 들린다

“예야, 끝나면 빨리 나와.”

 

오늘 따라 선생님은

왜 이리 늦게 끝내주시나

숙제 검사 다 하시고

일기까지 꼼꼼히

특히 빗길에 차 조심하라고

한 말씀 더 귀에 넣어 주신다

교문 밖 우리 엄마

추워서 오들오들 떨겠다

입술까지 새파래졌겠다

창문을 세차게 때리는 빗방울

또 다시 들리는 엄마 목소리

“얘야, 엄마는 괜찮아,

천천히 나와.”

(시 ‘비오는 날’)

어렸을적 비오는 날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엄마의 촉촉이 흘러내리는 사랑과 정성이 쉬운 언어의 조합으로 감동을 준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설영 작가의 시집 ‘산의 목소리’.

그녀의 시에는 언제든지 다가가서 누구라도 손을 내밀 것 같은 애뜻한 정서가 시 곳곳에 뚝뚝 묻어나온다. 때로는 입가의 환한 미소로, 때로는 심장을 파고드는 단어들의 융합으로 읽는이의 가슴까지 햇살처럼 따사롭게 만든다.

시집은 1장 움직이는 바다, 2장 산의 목소리, 3장 비오는 날, 4장 밤마다 살아나는 바다, 5장 해 속을 걷는 아이들로 짜여져 있으며, 모두 66편의 친근함으로 채워져 있다.

제목에서 보았듯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시로 엮어져 있으며, 그 안에 살고 있는 문장들이 알콩 달콩 재미있게 행갈이를 하며 군더더기 없는 시어들로 풀어나가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집이 없어 이리저리 세들어 살던 내 글들에 대한 미안함에 아담한 단독주택을 지어주었다. 글을 쓴지 벌써 10년, 시들지 않고 잘 버텨준 나의 분신 같은 언어의 조각들. 켜켜이 쌓여 더욱 비옥해진 나의 글터에 소박한 텃밭을 가꾼다”며 “내 글밭에 사랑을 주고, 정성을 주고, 따스한 온기를 주고, 인내와 역경 그리고 희망을 잘 버무린 비료를 주어 새 생명의 싹을 띄운다”고 그동안 꽁꽁 가슴에 담아두었던 글들의 세상 밖 구경을 기뻐했다.

그녀는 단지 책을 출판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제자들에게 몸소 보여주었다는 대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여고를 졸업하고 청주교육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첫 번째 꿈인 교사가 됐다. 교사가 된 후 글을 쓴지 3년 만인 2004년 ‘아동문예’에 동시로 등단하게 되면서 두번째 꿈인 작가를 이뤄냈다.

그 후 10년 동안 ‘충북숲속아동문학회’에서 동시작가로 활동하면서 1년에 한 권씩 동인지가 출판됐다. 2012년에는 ‘시와산문’에 시로 등단하면서 그녀의 문학세계는 더욱 넓고 굵게 성장했다.

지금까지 출판된 500여권의 책을 제자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책으로 꿈을 키워주는 선생님’으로써 제자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씨앗 역할을 해왔다.

선생님의 시가 담긴 책을 상으로 줄 때마다 표지 안쪽에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유익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훌륭한 사람이 되어 다시 만나자!’는 원대한 꿈의 대화를 잊지 않았다.

또 2013년 신문에 연재됐던 ‘김설영의 세계여행도전기’를 발판으로 한 ‘세계 지구촌 사람들과의 만남’ 테마로 아주 특별한 에세이를 준비중이며, 더 나아가 ‘엽서시인’으로 활동해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또 다른 꿈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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