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됐다. 아쉬움으로 남는 마지막달은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사람 마음이리라. 고왔던 단풍들이 낙엽 되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볼품없음이 어쩌면 욕구에 불타오르는 마음을 한풀 꺾어 놓으려는 모양새 같기도 하다.

잎이 떨어지고 없는 고목나무 뒤에서 책가방을 맨 채로 학생 몇몇이 모여 몸을 숨기고 있다. 물어보나마나 학교생활에 염증을 느껴서일 것이리라. 이맘때만 되면 거리를 활기차게 하는 캐럴 송으로 청소년들의 기분을 활짝 열어놓는가 하면 그 반대의 소외당하고 사는 아이들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떳떳한 청소년으로 학교에서나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힘차게 날개를 펴야 마땅한 노릇일 것이다. 새 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부진했던 학생은 좀 더 잘해서 학교에서나 부모님께 당당히 대우를 받으려고 다짐을 하게 되리라.

학생의 본분을 다하려는 자세는 학생 된 본분으로써 당연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빗나간 학생들로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사회적 문제가 되기에 여간 고민스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이유로 인해 공부에 흥미를 잃고 방황을 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족들은 한결같이 잘못을 탓하며 나무란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빗나간 아이들의 눈에도 허황된 잘못됨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잘못된 말일 수도 있겠지만 달콤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안식이 된다면 철없는 아이들의 허황된 불건전한 사고도 잠시 잘못 빠진 것으로 치부해보자. 그렇다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

마음이란 잡아주는 사람의 힘이 강하면 따라가기 마련이다. 문제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잘하는 남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자존심도 버리고 오로지 잘못 길을 든 한 인생을 구제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끈기 있게 포기하지 않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신체가 멀쩡해도 정신장애라고 생각한다면 가엾은 생각이 앞설 것이다. 성인이 되어가면서 차츰 잘못됨을 알게 되고 반성하게 된다. 한 때의 잘못으로 비정상인으로 인생을 살게 된다면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불신이 없는 사회는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라주는 것밖엔 없다. 따뜻한 인정과 잘못을 이해하려는 아량이 어른들의 큰 몫인 것 같다.

학교문턱에 들어서기가 무섭다는 아이가 있다. 이미 잘못을 했기에 체벌이 두렵고 점점 마음이 멀어져가서 의지 할 데가 없어서이다.

고개를 떨어뜨리고 학교에 들어서는 아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의사는 충분하다. 집에서 떠밀려 학교가는 아이라면 지도를 하는 입장에선 스승으로 마땅히 따뜻하게 끈질긴 마음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캐럴 송을 우렁차게 부를 수 있는 청소년들의 밝은 목소리가 12월의 마지막달을 수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재윤 / 내수문학회장·아동문학가 (sjy04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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