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랑 주정자 시인 첫 시집 ‘자리’
시로 소소한 일상에 희망 전해
21일 청주시립도서관서 발간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글밭 속에 피었다. 그 꽃은 고단한 삶의 여정에서 위로와 희망을 주는 ‘웃음꽃’이다. ‘하하, 웃음이랑 함께하자’에서 따온 ‘하랑’이라는 필명을 지닌 그는 여린 웃음꽃을 입꼬리에 물고 마음 속 품은 이야기를 때론 웃음으로, 때론 눈물로 풀어낸다. 하랑 주정자 시인(57·사진)의 첫번째 시집 ‘자리’다.

주 시인은 막힘을 술술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얽힌 일을 풀어내는 열쇠는 웃음이다. 삶의 희노애락을 웃음과 버무리고 예쁘게 포장하기 보다는 소박하게 진심을 담아 시를 완성했다.

이 시집은 1장 나를 닦다, 2장 유채꽃 만개한 웃음, 3장 그리움 설렐 때, 4장 바람 견딘 꽃 총 4장으로 80여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눈을 감으면 앞길보다는 지나온 뒷길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어느 인생의 자리에서 지나온 삶의 여정을 낮은 자리에서 풀어내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상처를 하나둘씩 마음에 쌓아두지만, 저자는 ‘웃음’과 ‘눈물’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치료의 흔적들을 글로 남겼다.

“내 과거는 아직도 진행형/ 엄마로 살아온 시간/ 때로는 물도 되고/ 때로는 불도 되는/ 난 여자, 그런 여자인데/ 집안 살림살이하는 도우미/ 밥상의 부스러기 치우는 머피/ 그보다도 조금 못한 존재/ 희생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그런 엄마,/ 엄마도 여자란다”(여자로 태어나서 中)

“자반고등어 한 마리에 흠뻑 빠져본다/ 가시를 발라/ 한 첨은 남편 밥숟가락에/ 또 한 첨은 아들의 밥숟가락에 얹어준다/ 남은 생선은 내 밥숟가락을 향하고/ 그나마 없으면 된장찌개로 대신한다/ 아내의 자리/ 어머니의 자리는 늘 이렇다” (자반고등어 中)

서로의 눈빛이 마주쳐 운명 같은 사랑을 하며 만난 한 남자의 여인, 살다보면 이런저런 울타리를 엮게 된다. ‘엄마’, ‘아내’로서의 역할이 커져가는 여자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또 대지를 푸르게 하는 형형색색의 나무에서 삶의 어울림을 노래하고, 가난에 배고팠고 시간에 배고팠던 시절을 회상하며 진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뿜어내며 지난 삶을 고백한다.

삶을 닦달하며 소소한 일상을 시 한편으로 빚어내는 시인 주 작가는 첫 시집을 펴내면서 “시로서 울림이 되고 공감이 되어 삶을 조금이라도 나타내고 싶다”며 시와 함께 희망을 전했다.

충북 청원 출신인 주 작가는 2013년 계간 참여문학에 시 ‘그늘’ 등 4편이 당선돼 등단했다. 2011년 충북여성백일장과 제17회 대덕백일장 시부문에서 입상했고 시울림문학회, 짓거리 시세상, 글갈골 회원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인지 ‘눈가에 네가 스칠 때’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한편 주정자 작가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청주시립도서관 제2문화교실 시창작교실에서 시집 발간회를 연다.

도서출판 동행. 123쪽. 8천원. (☏010-2315-2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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