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미국에의 이민을 주선하고 돕겠다는 상품이 홈쇼핑 회사를 통해 발표된지 2시간만에 전매됐다는 보도와 함께 다른 대기업 홈쇼핑 회사들이 너도나도 끼어 들어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사회의 문제를 되짚어 보게 하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그와 더불어 원정 출산까지 상품화되고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희망의 나라로 떠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하여 남아있는 사람들이 바보인지 희망이 없는 나라에 남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인지 알 수 없게 한다.

한때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이민을 장려하기도 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이었기에 외국으로 나가서 돈을 벌어들여 한국에 보탬이 되게 하려 했던 것이다. 이른바 ‘인력수출’ 정책이었다.

이민장려는 물론 해외 취업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그 덕에 해외에 나간 동포들도 열심히 벌여들여 한국경제를 살리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그 때와는 전혀 다른 것 같다. 우선 해외 나가는 사람들이 한국을 위해 무언가 보탬이 되겠다는 그런 생각들이 아니다.

옛날에는 이민을 갔던 사람들은 적어도 돈을 벌어 언젠가는 다시 오겠다는 희망으로 떠났고 떠날 당시 거의 무일푼의 상태에서 나갔던 만큼 지금의 돈 싸들고 나가는 이민과는 너무나 다르다. 왜냐하면 이민상품 자체가 투자이민이고 출원금 자체가 10억이 넘는 현시점에서 모국을 등지고 가려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떠나는 사람들의 이유가 “아이들 교육 때문에, 취업에 대한 보장이 없어서, 정년이 보장되지 않아서, 경기불황” 등의 이유인 걸 보면 한마디로 우리 나라에 대해 희망을 걸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한국을 떠나가려니 불안한 마음에 돈이라도 많이 챙겨가면 고생을 덜 할 것 같아 그럴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또한 희망의 나라를 꿈꾸는 원정출산의 대부분의 젊은 임산부가 서울 강남의 부유층 사람이 주류라 한다. 10여년 후 앞으로도 떠날 사람이 얼마나 싸들고 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니 망국병이 아닐 수 없다.

그 것도 아직 뱃속의 아이를 위해 산모의 위험한 희생을 감수하니 갸륵하기만 하다. 아마도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아들 대신 군대를 가라고 해도 대신 갈 엄마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한국이 망할 것 같아서 또는 희망이 없어 떠나려는 심보는 아예 버리고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를 당시에 해외 동포들이 어깨를 으쓱댈 수 있었던 것처럼 세계 속에 한국이 부상 할 때 해외동포의 위상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다.

떠날 때는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고, 한국과는 연관이 없을 것처럼 여겨지지만 까만 머리 한국인은 영원한 한국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희망자들이 떠나겠다는 데 말릴 재간이 없고 또 그것은 자유선택 의지인데 이미 떠나가려고 마음 굳힌 사람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아무리 한국을 벗어나려 해도 한국인임에 틀림없으니 미국인 또는 캐나다 인으로 살기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한국인이 이민 가서 잘 되면 서로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민을 가서 출세한다 하더라도 모국이 잘 안되면 그곳에서 대접받고 살기 어렵다.

이 것은 시집을 잘 간 처녀가 친정이 괜찮은 집안이면 오래도록 시집에서 대접을 잘 받을 수 있다는 사실과 같은 이치이다. (khan@cjnc.ac.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