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은 곳, 그래서 함께 머물고 싶어지는 곳, 사람의 향기가 나는 도시가 청주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청주 사람이라면 전국 어디를 가도 무조건 신뢰받고, 기업은 청주 사람을 서로 채용하려는 경쟁이 벌어진다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지난 몇 년 전 우리는 청주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뉴스를 접하며 조금은 의아해 하고 또 다른 한편 무언지 모를 뿌듯함 같은 것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설령 그 평가가 100%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 해도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청주라는데 기분 나쁠 시민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청주가 정말 그렇게 살기좋은 도시인가 하는 자문을 해보기도 했다.
청주는 예로부터 교육의 도시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청주에서 왔다고 하면 ‘아 교육도시에서 오셨구만’ 하며 반갑게 맞아주기도 했다. 그리고 잘 가꾸어진 청주진입로 가로수 길은 청주 시민의 자랑이 아닐 수 없었다.
시원스런 청주 가로수길은 청주를 찾는 외지인의 눈에 청주가 이름그대로 맑고 깨끗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즉 아무런 노력없이도 청주를 깨끗하고 잘 정돈된 삶의 질이 우수한 도시라는 인식을 전국에 심어주었던 그런 자랑스런 길이었다.
그러나 최근 청주를 이야기하면 가장먼저 나오는 말이 가경동 청주진입로 주변의 러브호텔과 나이트클럽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청주사람들의 안목 없음을 은근히 비꼬아 말한다.
“청주가 요즘 왜 그래, 그 아름다운 가로수길을 다 버리고 왠 러브호텔에 그리도 많은 거야” 등 한 두번도 아니고 자꾸 듣다보니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여기에 더해 한국마사회는 청주시민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다시 한번 시험하기라도 하려는 듯 그곳에 경마도박장을 개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어쩌다 이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 불과 몇년전 청주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살기좋은 도시 평가에서 전국 1위를 한 그런 도시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지금은 러브호텔과 향락산업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자꾸 씌워지고 있다. 또 작년 가을쯤에는 청주가 범죄발생률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무언가 한참 잘못돼 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생산적인 일과는 거리가 먼 러브호텔과 향락산업이 번창하고, 범죄와 마약사업이 늘어나며, 고밀도 개발과 택지조성으로 청주의 난개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살아야 할 청주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시민과 기업, 지방정부와 의회가 협력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청주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함께 모여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현대 청주의 모습은 청주시민 각자의 얼굴이자, 내면화된 삶의 양식의 반영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얼굴을 닦아내는 심정으로 청주의 아름답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꾸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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