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도 어느덧 한달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올 연말 첫번째 ‘사랑의 잔치’가 성대하게 치러져 충북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일 옥천군을 시발로 14일 청주시에서 막을 내린‘2001경로당 유류보내기’성금의 시군 순회모금 활동이 알찬 성과를 거둬 ‘노인을 공경하는 사회만들기’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2년전에 시작되어 충북도내 연말 ‘기부행사’의 첫주자로 확고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경로당유류보내기 성금의 이번 시군 순회 모금실적은 지난해와 비교, 건수에서는 1천735건이 늘어난 7천109건이나 됐고 모금액은 35.0%가 증가한 9억7천337만8천610원으로 집계됨으로써 경제난속에서 ‘노인공경사랑의 꽃’이 만발(滿發)했다 할 것이다.

경로당유류보내기 모금 첫 해 실적이 4억1천168만310원이었으나 이듬해 2000년에는 75.2%가 증가한 7억2천123만2천418원이나 됐고 금년에 10억원 가까이 모금된 것은 충북도민들의 남다른‘적선의식(積善意識)’의 발로에 다름아니어서 다같이 격려받고 이어져 나가야 할 미거(美擧)라 하겠다.

금년에 모아진 경로당유류보내기 성금은 충북도내 경로당 3천266곳(노인회원 10만6천402명)에 고루 분배되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겨울철 난방비로 쓰여지게 됨으로써 ‘어르신들’이 ‘따듯한 겨울’을 보내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떤 행사라도 그 성공적 추진이면에는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듯이 2001경로당유류보내기 성금모금과정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협조와 ‘희생적 봉사활동’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와 관련, 제일 먼저 칭찬을 받아야 할 당사자는 성금을 낸 사람들이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씀씀이가 자제되고 있는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경로당노인들의 난방비를 쾌척, 성금기탁이 7천109건에 달해 지난해보다 참여건수가 1천735건이 늘어난 것은 충북도민들의 ‘기부문화’참여와 확대발전이 전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청신호’라 하겠다.

저금통을 턴 어린이의 성금이 줄을 이었는가 하면 영동의 박성하(83)옹은 영세 잡화상을 운영하며 평생 모아온 1천만원을 기탁했으며 40호의 농촌주민들이 200만원을 내기도 했는데 특히 올해 감동스러운 현상은 지난해에 비해 얼굴을 밝히지 않는 ‘익명의 기부자들’이 유난히 많았다는 점이다.

별 것 아닌 것 주면서도 사진을 찍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정치권인사들의 ‘생색내기 자세’와는 대조적으로 자신의 성금기탁을 이름 알리지 않고 실행하는 ‘얼굴 없는 선행자들’은 혼탁하고 각박한 우리사회를 밝혀 나가는 ‘선행의 등불’바로 그것이어서 참으로 귀중한 존재라 아니할 수 없다 하겠다.

다음으로 ‘고마운 사람들’은 모금행사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했던 ‘자원봉사자들’이다. 남녀자원봉사자들은 성금기탁자들을 안내하면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는가 하면 노인 이발을 현장에서 실시했고 풍물놀이와 체육시범행사 등을 전개함으로써 경로당유류보내기 성금모금현장을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더하여 의료진이 무료로 노인건강진단을 해 준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후평이다.

경로당유류보내기 행사를 행정적으로 지원한 충북도와 각 시군 등의 협조 역시 결코 낮게 평가할 수 없는 성공요인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경로당유류보내기 모금의 ‘절대적 성공요소’라 하겠다.

주민들의 자발적 기부문화 뿌리가 깊지 않은 우리사회의 실정에서 이원종 지사의 관심과 함께 각 지역별로 시장, 군수들이 자체 공조직을 활용, 관내 각계에 성금기탁을 유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쟁적인 모금실적을 거양한 것은 가장 이상적인 모금형태는 아니라해도 ‘유효한 성금모금의 계기’를 마련케 했다는 점에서 관계 공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군수 유고로 한문석 군수대행체제로 군정이 수행되고 있는 청원군에서 도내 최고액인 2억8천120만10원의 성금이 모아진 것은 특기할 쾌거(快擧)라 하겠고 반대로 괴산군 옥천군 음성군의 실적에 미치지 못한 청주시 성금액은 지난해보다 많은 신장이 있었다해도 크게 분발하지 않으면 안될 기부실적이라 할 것이다.

끝으로 격려를 받아야 할 대상은 경로당유류보내기 성금모금을 함께 추진한 CJB청주방송과 충청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다. CJB측은 지난 99년 이행사의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차원의 중요사업으로 정착시킨 박재규 전무와 보도국장, 아나운서, 방송기술 요원들이 현장에서 끼니를 건너뛰며 행사를 뒷받침 했다.

그리고 충청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 역시 CJB와 호흡을 맞추며 이상훈회장과 분과위원 및 사무국요원들이 행사를 차질없이 진행시키는데 진력함으로써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경로당유류보내기 성금모금행사는 각계와 도민들이 동참해 이뤄낸 ‘사랑의 성공작’이라는 점에서 충북기부문화 역사에 새 이정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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