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소년문제가 심각하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청소년 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어린 나이에 삶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솔한 행동에는 차라리 연민의 정이라도 느끼지만 살인을 하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를 보고는 할말을 잊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작은 욕구 충족을 위해 남의 물건을 훔치는 정도는 범죄로 치부하지도 않는다는 어떤 교사의 말이 어이없이 들리기도 한다.
죄를 범하고도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 세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청소년 탈선 가출로 시작해

아무래도 이런 도덕성의 상실은 ‘가정교육의 부재’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멀리 사라져 가는 윤리. 도덕을 어떻게 되살려 낼 수 가 있을 것인지 암담하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는 부도덕성의 근원은 전통적 가치를 뒤엎을 만큼 큰 과오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데 있다고 했다.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산업사회의 모든 정책은 옛것을 낡은 것으로 치부해 몽땅 버리는 과정에 소중한 것들을 걸러내지 못한 누를 범한 것이다.
경제적 번영도 좋지만 윤리나 도덕의 바탕을 잃으면 무의미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너무 오래 잊어 온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산업사회 다시 말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富)가 중요 가치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는 과정 역시 윤리. 도덕에 합치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우리의 실정이어서 부를 이룬 사람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못한 자화상이다.
부를 '탈법, 편법'을 동원한 결과로 보는 상황이 개선 될 사회환경의 변화도 긴요한 실정이다. 이런 환경이 청소년 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인 것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모범적인 시범을 보인 게 없다는 사실이 오늘의 비극을 자초하게 된 원인이라는 풀이이다.
그러면 과연 오늘날 청소년들은 왜 이렇듯 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청소년 가출문제를 들 수 있다. 청소년의 74%가 가출충동을 느낀다고 했고, 가출청소년의 86%를 가족이 찾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가출한 청소년들은 대다수가 유흥업소 등 유해환경에 빠지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조사결과 청소년 가출에 대한 소견을 묻는 질문에 78.1%가 “그럴 수도 있다”는 동조적 입장을 표시한 반면, “절대로 안 된다”는 대답은 21,9%에 불과하였으며, 가출충동을 느낀다는 학생도 74,4%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조사였다.
1년 중 가출충동이 심한 달은 9, 10월이 34.6%로 가장 많았고, 7, 8월 26,2%. 5. 6월 14.4%로 나타나기도 했다.
조사대상자중 14,3%가 이미 가출경험이 있다고 했고, 실업고등학교 재학생이 인문계 고등학생보다 높았으며, 남학생((19,7%)이 여학생(8.7%)보다 많은 결과를 보였다. 이 조사는 청소년의 가출문제는 가정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가정불화, 부부이혼, 부모의 무관심 등이 가출의 중요 원인이어서 가출자의 86% 이상이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채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 걱정스러운 일은 청소년들의 비행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스컴의 발달로 청소년들의 성숙도가 빨라지고, 어른들을 닮는 풍조가 팽배해지지만, 학교나 가정의 지도는 필요 수준에 이르지 못하여 방치되고 있는 게 큰 원인인 것으로도 밝혀졌다.

청소년들 어른따라 배운다

이런 청소년 범죄에 대한 어떤 강력한 단속도 결국은 일시적 대중요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여 갈곳 없는 청소년들과 무분별한 상업주의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대안마련을 위한 각계 각층의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어찌 보면, 청소년들은 어른을 따라 배우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성인문화가 건전하여야 청소년문화가 제대로 이룩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릇된 성인문화를 방치하면서 청소년문화가 제대로 육성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며 여러 가지 많은 사회적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지만 그 중에도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문제는 참으로 긴박하다는 점에 관심이 모아져야 하겠다.
(청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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