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 밤8시 한반도에 진입한 태풍 “매미”는 금년 들어 열네 번째 발생한 태풍으로, 13일 새벽2시 30분 동해상으로 빠져 나갔다. 이번 태풍은 비와 강풍이 동반되고 한반도에 상륙한 후에도 계속 일정한 강도를 유지하고 있어 더 많은 피해를 입혔다.
중심기압이 950hpa로서 그 동안 한반도에 내습한 태풍중 2002년의 ‘루사’호 1959년의 ‘사라’호 태풍 다음으로 큰 태풍이었으며, 최대풍속도 또한 60m/sec로서 지금까지 한반도를 내습한 태풍 중 가장 컸으며 한반도를 통과하는 시간도 4시간30분 정도 걸렸다.

- 큰 피해를 안겨준 태풍 '매미' -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의 강수량은 경남 남해(453mm)가 최대치를 나타냈으며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최대 강우량은 남해 79mm, 대관령53mm, 진주 51mm 및 강릉 44mm 등인데 세찬 바람을 동반하여 더 큰 피해를 주었다.
피해 상황은 정전발생이 147만호, 항만 컨테이너 크레인 파손이 총 11기로 전도되거나 궤도를 이탈하였으며 원자력 발전소 5기가 가동중지 되어 외부 송전선로가 고장나거나 주변압기가 파괴되었으나 현재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유조선 3척이 침몰되어 해양오염 방제 작업중에 있으며 통신기지국이 피해를 입어 유·무선망 총 3천63개소가 피해를 입었으나 응급복구로 97%가 회복된 상태이며 수돗물의 단수로 전국 23개 시·군, 47개 정수장이 피해를 입어 급수 인구 430만명이 고통을 겪었다.
그밖에 기간 산업인 국도 총 69개소가 직접 피해를 입어 잠시 또는 장시간 교통이 통제되기도 하였으며, 지방도 시·군도 등 총 160개소가 피해를 입어 복구되고 일부 복구 중에 있으며 철도 총 6개소 피해 중 4개소는 복구되고 2개소는 복구 중에 있다.
이상과 같은 많은 피해로 지금까지 중앙재해대책본부가 밝힌 피해액은 약 3조원이 넘을 것으로 발표되었다. 작년에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액은 20조원으로 잠정 집계되어 피해액으로 보면 7분의1에 지나지 않지만 매년 이맘때만 되면 전 국민이 태풍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정부는 무엇을 하는가. 정부는 국민이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애를 태우며 갈팡질팡하는데 재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근본적으로 무방비 상태이다.
작년(2002)과 금년의 피해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너무 크다. 태풍 ‘루사’나 ‘매미’정도의 위력으로 이웃나라 일본과 미국은 우리 피해의 4분의1 정도 일뿐이어서 우리 나라는 아직도 후진국형 피해를 면치 못하고있어 방재 입장에서 보면 후진국에 속하고 있다.

- 재해 후 대책수립은 때 늦어 -

재해 및 방재대책을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대책을 세우며 실행하는 우리 나라 정부조직이 6개 부처에 분산되어 있어 이것을 총체적으로 관장하는 부처의 신설이 절실히 요망된다. 지방 시·군과 각 도별의 피해상황 집계와 통계업무는 행자부의 중앙재해대책본부가 맡고, 재해예방과 계획, 재해대책과 사후 복구 등의 업무는 소관 부처가 실시하고 있어 일본 등과 비교할 때 재해와 방재업무만 총체적으로 전담하는 시스템적인 방재 조직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방재업무는 지진, 태풍, 해일, 폭우 및 폭설 등 자연재해를 입은 후 계획하고 대책을 세우면 이미 때는 늦는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야 한다.
하루 속히 태풍 매미의 상처가 아물어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한국방재협회 부회장, 충북대 교수)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