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태극전사들이 폴란드를 2대 0으로 완전 제압, 48년만에 한국 축구의 월드컵 1승을 올림으로써 16강 진출 가능성이 8부능선으로 높아진 감격과 흥분은 경기가 끝난지 이틀이 지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승전보를 우리 한민족에 선사한 한국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모두가 ‘하나’되어 목이 터지도록 응원했던 한국 국민들은 “정말 이제야 해냈고 앞으로도 해 낼수 있다”는 자신감과 뿌듯함이 가슴에 충만하여 내일에의 연승을 기대하고 있다 하겠다. 이 여세를 이어간다면 대(對)미국전은 물론 대 포르투갈전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 국민들은 굳게 믿고 있다 하겠다.

그런데 이번 한국이 동구 강호 폴란드를 격파한 의미와 교훈은 다각도로 분석 할 수 있겠으나 다음의 몇가지 점은 결코 지나칠 수 없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하겠다.
첫째, 한국 축구가 아시아 축구의 체면과 자존심을 지키는 ‘선봉장’이 됐다는 사실이다.

세계축구계를 양분해 온 유럽과 남미는 아시아 축구를 ‘동네축구’로 폄하, 월드컵 본선 출전 티켓 배정에 인색해 왔고, 이번 대회에서도 사우디가 독일에게 0대 8, 중국이 코스타리카에 0대 2로 패하자 아시아 축구는 역시 할말이 없게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월드컵 공동개최국 일본이 벨기에와 2대2로 비겨 아시아의 숨통을 여는가 싶더니, 한국이 당당히 폴란드를 이김으로써 아시아의 축구가 이제는 실력으로 세계무대에 진출했음을 만방에 알리고 한국축구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하겠다. 외신들의 칭찬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한국축구가 ‘아시아의 명예’를 짊어지고 남미와 유럽의 막강한 축구세와 대결, 승리를 쟁취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어 우리 선수들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 졌다 할 것이다.

둘째, 한국의 월드컵 출전사상 첫승의 원동력은 히딩크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에서 비롯되고 있어, 기업등 각종 경영에서 이를 배워야 한다는 필요성의 인식이다. 태극전사들이 폴란드를 실력으로 격파한 직접적 공훈은 출전 선수들과 국민들의 열화같은 성원에 있다 하겠으나 이를 가능하게 선수들을 조련시킨 히딩크 감독의 CEO 지도력은 ‘승리의 원천’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히딩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맡은 이후 초·중기 평가전에서 프랑스, 체코 등에 대패하자 ‘오대영(5대0)’이란 치욕적 별명을 들으면서도 자신의 구상을 확고한 신념으로 밀고 나왔다.

선수들의 체력(기초)를 강하게 단련시키면서 과학적인 단계적 프로그램을 묵묵히 실천, 점진적인 실력향상을 추진함으로써 “아무리 급해도 가야 할 길은 가야한다”는 지도자로서의 소신을 관철시켜 나왔다 할 것이다. 그리고 고질적인 학연, 지연, 그리고 선후배간의 서열에 의한 선수선발의 한국적 관행을 과감히 혁파, 오직 실력 경쟁에 의한 선수선택과 포지션을 배정함으로써 늘 깨어있고 생동하는 한국 월드컵팀을 만들어 왔다 하겠다.

히딩크 감독의 이같은 선수인선과 용병술은 철저히 ‘정실’을 배격하는 것으로 아무리 이름있는 선수라 해도 그의 지도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가차없이 대표선수에서 배제됐거나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히딩크의 이러한 용인술은 정실인사에 찌든 우리 정치권과 일반기업에 경종을 울리고 가르치는 바가 실로 커서 ‘히딩크 CEO 학습 및 실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우리팀의 대 미국 및 포르투갈전의 결과가 반드시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그 전적이 설사 여의치 않게 된다해도 ‘유럽 징크스’를 산산히 분쇄한 ‘히딩크 양병술(養兵術)’은 소중하고 의의 있게 평가해도 지나침이 없다 할 것이다.

끝으로 셋째의 교훈은 이전투구의 정쟁을 벌이며 정치혐오증을 심화시키고 있는 우리정치권이 제발 각성해야 겠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올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의 승리에만 도취되어 치졸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정당들과 그 지도부는 월드컵승리에 편승, 얄팍한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국민을 감동시키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우리팀을 응원하고 월드컵 첫승을 감격해 한 그 민심의 저변을 직시하여 국민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상생의 정치’, ‘생산적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계속 선전한다 해도 그 성과를 나라 발전과 국위선양등으로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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