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같은 다양화, 전문화의 경쟁시대에는 어떤 사람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되고, 어떤 사람이 지방의회의 의원이 되느냐에 따라, 그리고 그들이 어떤 신념, 역량, 열정을 갖느냐에 따라 지역의 발전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는 인물들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그래서 이번 6·13선거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미사여구나 사탕발림 공약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참으로 바람직한 인물을 가려내는 일이 쉽기만 한 일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뽑아서는 안 될 인물의 견본을 제시하며 참고하여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첫째, 이상과 철학 그리고 꿈이 없는 인물을 뽑아선 안 된다. 지방(도시)의 미래(비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무소불위로 무엇이든 다 해낼 자신이 있는 것처럼 호언장담을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는 인물인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천지개벽을 해도 냉정히 재난을 챙기고, 쉽게 감정이 변하지 않는 가운데 여유를 갖는 사람이어야 한다. 성질이 급해 토론장에서도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그런 인물은 리더가 될 수 없다. 경험과 아는 게 많은 인물이어야 이상, 철학, 꿈을 가질 수 있다. 둘째, 신의가 없는 인물을 뽑아서는 안 된다.

다가오는 지식. 정보화사회에서 가장 필요로하는 덕목이 바로 신뢰사회의 구축인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리더의 덕목도 당연히 신뢰성이라 할 것이다. 자주 계획을 바꾸거나 정당을 자주 바꾸는 인물, 공공의 목적보다는 자신의 이해를 위하여 신의를 저버리는 인물을 믿을 수는 없어 결코 뽑아서 안 될 인물이다.

셋째, 행정, 재정에 관해 무지한 인물을 뽑아선 안 된다. 분명하고 깔끔한 행, 재정능력은 단체장이나 의원이 종래의 관습을 타파하고 시민이 기대하는 효율적 행, 재정을 운영하거나 감시 감독할 사명을 원만히 수행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시민의 세금을 낭비 없이 공정하게 환원하는 것, 한결같이 행, 재정의 낭비를 줄여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율을 살리는 것이 바로 지방자치단체 행정 운영의 기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변화와 개혁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을 뽑아선 안 된다. 급변하는 시대 감각에 무딘 사람을 뽑아선 안 된다는 뜻이다. 행정기관의 변화, 구성원의 의식 개혁, 업무집행자의 능력개발이 리더의 기본적 임무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나 의회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구성원의 의식수준을 높이고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종래의 낡은 관습, 구습 답습의 체질을 개선하여 새 시대에 맞는 창의와 신선한 아이디어로 자주적 도시, 지방 행정을 추진 할 수 있도록 이끌 인물이어야 한다. 다섯째, 이익집단의 이기심에 굴할 그런 인물을 뽑아서는 안 된다. 이익집단들이 간단없이 표출하기 마련인 극히 부당한 이기주의적 행태에 결연히 대처할 수 있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주민의 아첨이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며 잘못된 점에 대해 분명히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단체장이나 의원은 자칫 주민이 뽑아준 사람이기 때문에 저자세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지만 공사를 분명히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선거를 의식한 무사안일주의나 인기영합주의를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단체장이나 의원이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여섯째, 지방분권적 사고가 없는 인물을 뽑아선 안 된다. 지난날 충청북도의회의 한 의장이 중앙정부의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주민감사청구제가 시행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읍소를 하는 모습을 보인 예가 있다. 이런 인물이 다시는 단체장이나 의원에 뽑히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은 지방분권적 입장에서 중앙정부를 향하여 주장할 수 있는 용기와 행정력을 가져야 한다.

일곱째, 식견이 좁고 결단력이 없는 인물을 뽑아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상의 리더는 다양한 요구와 한정된 자원 내에서 시책을 선택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주민 서비스 확충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확실한 비젼을 갖고 그것을 향하여 중점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지방자치행정의 책무인 것이다. 식견과 결단력이 없이는 올바른 지방자치행정을 펼 수도, 감시 감독할 수도 없다.

지방자치단체간에도 창의와 연구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을 자치단체장이나 의회의원을 뽑느냐에 따라 그 자치단체나 지역의 발전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단체장이나 의회의원을 제대로 뽑지 않으면 안 된다.

/ 청주대학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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