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12위,수입은 13위로 경제규모상 세계13위를 기록했다. 노동생산성이 20위이고 부존자원도 없는 우리실정에 비추어보면 외형상 분명한 선진국이다.

딱이 OECD에 가입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그렇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우쓱하거나 긍지를 느낄만한게 거의없다. 국민의정부 출범후 꼬리를물고 터져나온 각종게이트가 그렇고 상대방 상처내기에 혈안이된 정치권의 행태 역시 마찬가지다.

퍼줘도 고맙다고하기는커녕 딴소리나 해대며 우리의 안달을 적절히 이용하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데도 한달에 1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골프여행을 다니니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마디로 기가 찰 노릇이다. 여기에 금강산관광 경비까지 정부가 대주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구당 부채는 2천330만원으로 전년에비해 480만원이 늘어났다.

99년이후 2년사이 850만원이나 는 것이다. 경제규모와는 달리 국민들은 빚쟁이 들이다. 수출은 잘되는데 국민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채산성이 맞지 않거나 정부가 분배를 잘못하는데 있는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한다. 사실 국민들의 빚이 늘어나는 것은 벌이가 없어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리기 때문임은 말할것도 없다.

그런데 돈을 빌리는 형태가 카드대출이 많다는데 문제가있다. 더우기 부모로 부터 돈을 타쓰는 학생들에게까지 마구 발급하는바람에 국민 1인당 카드가 4장이나 된다.

여신 금융협회자료에 따르면 97년 우리국민이 가지고있던 카드는 4천570만장이었으나 98년에는 4천201만장,99년에는 3천899만장으로 IMF영향을 받아 줄어들었으나 2000년에는 5천788만장,작년에는 54%나 늘어난 8천933만장으로 불어났다.

자연히 이용금액도 작년에 443조원으로 우리나라 전체예산의 3배가 훨씬 넘었다.지난해 이용금액은 2000년에비해 100%늘어났으며 99년에비해서는 거의 5배가까이 증가했다. 편리함 때문에 <외상이라면 검은소도 잡아먹는꼴>이 된 셈이다.

이러다보니 돈을 제때 갚지못한 신용불량자가 99년 200만명이었으나 작년에는 245만명으로 늘어났다. 신용카드로인한 대출도 99년 54조원에 불과했지만 2000년에는 157조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200조원이나 됐다. 가히 개인 가계의형편을 가름케하는 수치라 아니할수없다.

지난1월16일 금융연구원이 재경부에 제출한<가계금융부채현황 및 향후전망>보고서도 “올해말 개인금융부채는 438조원, 2005년에는 673조원으로 늘어날것으로 보고있다. 우려섞인 이보고서는 가계대출 부실화 예방을 위해 가계에 대한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용카드 과당경쟁억제와 실업방지등을 제시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연두 기자회견에서 청년실업해소를 위해 3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30만개 일자리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질지 모르지만 어떻든 실업자들에겐 더없는 감언(甘言)임엔 틀림없다.

올해 세계일류상품 5백개를 개발한다고 하니 거기서라도 일자리가 생겼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정부의 이런 일자리창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빚의 급등과 신용불량자양산, 그리고 가계파산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사전에 막는일이다. 한국은행은 “경기회복으로 금리가 오르면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대출자금으로 투자한 부동산이나 주식의 자산이 하락,가계파산이 늘어날수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 더 걱정스럽게하는것은 외국 신용평가 기관들이 “한국의 가계신용에 거품이 일어나고있다”면서 “부동산 거품을 억제하기위해 금리인상을 주장”하며 그시기를 내달로 보는데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의 <7월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할것> 이라는 소문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자들은 물론 저금리로 버텨오던 일부 중소기업들 벌써부터 안절부절하고 있다. 빚을 못갚으면 신용불량자가 될수밖에없고 그로인해 금융기관이 막대한 피해를보면 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수순을 밟을게 뻔하다.

그런데 공적자금 회수율은 26%에 그치고있다. 이에따라 국민들을 설득하기도 힘들게됐다. 규제를 받고있는 철강제품에 이어 또 어떤제품이 규제를 받을지 모른다.

수출이 안되면 우리경제는 침체 할 수밖에 없다. 북에 퍼준 “관광비용과 현대가 비밀리에 제공한 돈을 합치면 8억달러가 군사용으로 전용됐다”는 미의회주장도 있다. 북에 사정하기 앞서 내실을 다지며 국민의 상심한 가슴을 달래줘야한다.

지금이야말로 가계빚 대책을 세울때이다.카드가 많은 것은 결코자랑일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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