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보도된 우리나라의 지표 가운데 지난해 8위를 한 특허출원을 제외하고는 자랑할게 거의 없다. 글로벌경영기반조성 여건은 2년전과 마찬가지로 31위이다. 그리고 문서해독력은 OECD국가중 칠레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우리나라의 16~65세미만 1천200명을 대상으로한 국제성인 문해조사결과 문서문해력은 75.7%가 영수증, 구직원서, 지도, 열차시간표, 약설명서의 그림이나 도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최하수준인 1,2등급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국민들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해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님을 말해주는 수치이다. 그런가하면 1인당 국내총생산은 30개 OECD국가중 24위. 국가경쟁력은 싱가포르(1위) 말레시아(8위) 대만(914위) 중국(16위) 일본(22위)에 이어 25위에 머물러있다.

-우리나라 지표 중 내세울것 없어-

이 국가경쟁력에 있어 서울대 조동성 교수는 ‘한국의 국가경쟁력보고서’에서 “경제에 대한 정치적 입김이 배제되고 시장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되면 중기적으로는 11위, 장기적으로는 3위로 도약 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우리나라의 정치는 한 재벌총수가 지적한 ‘4류’에서도 한참 굴러 떨어진 자리에 있다. 그동안 정치권이 보여준 행태도 행태려니와 지난 18일 민주당 송석찬 의원의 대정부질문이 빌미가 되어 국회가 파행된 것이나 19일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의 “북에 끌려다닌 김대중 정권은 김정일 정권의 홍위병이란 말까지 나오지 않느냐”고 한 발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파행은 그동안의 파행과 질적으로 다르다. 우방원수를 초청해 놓고 벌인 추태이기 때문이다.
2000년 12월 민주당이 자민련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들어주기 위해 의정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의원임대’시 그 장본인이었던 송의원이 김대통령이 초청한 우방의 국가원수 방문하루전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 한반도분단을 고착시키려는 악의 화신인 부시 대통령의 계획에 편승해 대권욕을 채우려는 이회창 총재의 악의 뿌리를 제거할 의지가 있는가”란 말은 동기야 어찌됐든 해서는 안될 말이다.
이 말 한마디가 본인은 말할것도 없고 초청자인 김대통령과 민주당지도부, 그리고 국민들조차 당혹스럽게 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총재를 겨냥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송의원의 발언은 잘못이 없다”던 자세에서 김대통령의 격노소식이 전해지자 대변인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고 송의원도 “악의 화신이라는 표현과 부시대통령의 연두국정연설을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한 대목은 잘못됐다”고 쓸어담으며 사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일에는 또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번복했다. 한나라당의 박의원 또한 그밥에 그나물이다.
국정을 책임지는 의원들이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악용, 막가는 언사를 늘어놓는다면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어떻게 기대하겠는가. 수신(修身)도 못한채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하겠다고 나서는 것 같아 여간 안타깝지가 않다. 지금 우리나라는 동북아에서 북한과 함께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같은 민족이라지만 50여년전 서로 총칼을 맞대고 싸웠고 아직도 휴전선에 엄청난 병력과 무기를 배치시켜 놓은 채 대치중이다. 그러면서 분단을 자국의 국익에 적절히 이용하는 주변 4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런 현실속에서 진정 우리를 지키는 길은 정치권과 국민들이 국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데 정치권은 연일 치고박고해 국민들에게 문제아처럼 비치고 있다. 그래서인지 곪은게 터졌다하면 하나같이 대형이고 정치권과 고위공직자가 빠지지 않는다. 콩가루집안을 이웃이 제대로 대우하지 않듯이 이런 국가를 어느 나라가 신뢰하고 두려워 하겠는가.

- 정치권 대오각성해야-

지금부터라도 정치권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웃 중국은 지난해 7.3%의 경제성장에 국내총생산도 1조2천억달러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부존자원도 무궁무진하고 값싼 노동력도 무한정이다. 나무젓가락, 이쑤시개는 말할것도 없고 농수산물, 광물, 식품, 유리 공구등 안들어오는 것이 없다. 이에 밀려 우리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고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의 미래가 이렇게 어두운데도 정치권은 소모적인 싸움질만하고 있다. 정치인은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지금의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우리 정치인들은 제발 정신을 바짝차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몫좀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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