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온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바라는 ‘붉은 악마’의 뜨거운 응원과 함성에서 민족적 단합을 보며 자긍심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시행되는 6·13 지방선거는 대조적으로 국민의 무관심 속에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오직 후보자 간, 정당간의 저급한 이전투구가 횡행하고 불법 타락선거 양상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월드컵 이상으로 지방선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출마 후보자들을 원망하거나 정치상황을 불신하기만 하는 것으로 해결될 우리의 미래가 결코 아니다. 유권자, 국민 스스로가 깨어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이 이번 6·13 지방선거의 의미를 재인식하고 의식을 바꿔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방향을 제시하며 철저한 이행이 있기를 기대한다.
첫째,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기권을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이유에서든 투표에서 기권을 하는 것은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인 민주시민의 역할을 포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용납될 수 없다. 우리가 염원하는 민주주의, 선진행정은 국민, 유권자가 힘 합쳐 이루어나갈 과제이지 내가 방심하고 무관심해도 저절로 이루어질 그런 과업이 아니라는 점을 바로 알아야 한다.

둘째, 유권자는 불법 타락선거를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민주주의와 정치, 행정을 좀 먹는 독소라는 점을 재인식하고 과감히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불법 부당 행위를 감시 감독하고 고발하는 적극성을 모두가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인, 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이 유권자, 주민을 두려운 존재로 보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이번 지방선거는 ‘돈 안 드는 선거’가 되는데 유권자가 앞장서야 한다. 시민단체가 각 후보자들에게 법적 선거비용 이상의 지출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는 활동을 펴는 등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활동을 펴고 있는 중이다. 이에 유권자가 협력하여 맑고 바르고 깨끗한 지방선거가 되도록 힘 합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뿌리지 않는 깨끗한 후보가 당선될 수 있어야 하며, 유권자는 법정선거비용을 초과하여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를 예외 없이 낙선시켜야 한다. 동시에 유권자는 당당한 투표권자, 선택권자로써의 도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후보자에게 금품을 요구하거나 후보로부터 금품향응 제공받는 불법 부당 행위가 없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넷째, 유권자는 현재의 지방선거상황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힘을 써야 한다. 무관심, 포기로 일관하여 나 몰라라 한다면 이는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 의무를 포기하는 일이 되는 동시에 선진민주주의나 주민위주의 행정을 염원하는 소망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행위가 된다. 후보자의 무능, 무식을 탓만 말고 유권자도 판단력을 기르기에 게으름이 없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나몰라라하지 말고 내가 누구를 찍어야 할지 알려고 조금이라도 노력을 하여야 한다.

다섯째, 청렴결백하지 못하거나 신의가 없는 인물을 가려내는 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우리의 정치 행정상 기장 큰 저해요인은 부정 부패이다. 때문에 깨끗한 인물을 가려내지 못한다면 악순환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바람직한 사회는 ‘신뢰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신의가 없는 인물은 아무리 ‘정치, 행정 능력’을 구비했다 하더라도 배격하여야 할 대상이다. 신의 있고 깨끗한 인물을 고르는 일에 유권자도 고민을 해야 한다.

여섯째, 시민단체의 각종 지방선거 제대로 치르기 활동에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 누가 뭐라 하여도 시민을 대표, 대변하는 시민단체 이상 믿을만한 지방선거 감시, 감독, 비판 체제가 없다는 것은 만인 공지의 사실이다. 자원봉사자고 참여하거나 회원이 되어 십시일반으로 돕는 일, 지지 후원자로서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을 할 수 있다.

이 순간에도 교활한 출마 후보자는 불법, 탈법 선거 행위를 자행하며 우리의 소망을 짓밟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인식하여 유권자의, 주민의 권리, 의무를 확실하게 수행할 결의를 다져야 할 시점이다. 공명 정대한 선거 시행과 올바른 선거문화의 확립은 민주주의, 선진행정 구현의 원동력임을 바로 인식하여 유권자가 확실하게 깨어나야 할 때다.

/ 청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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