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 사상 최고의 걸작품으로 꼽히는 컴퓨터는 사회를 정보화 사회로 변화시키면서 인간의 생활은 곳곳에서 크나큰 변화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의 많은 효용과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그 부정적 측면과 인성을 황폐화시키는 여러 현상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인간중심, 인간의 존엄성을 벗어난 행동들로 인하여 인간의 본래적 가치가 위협받는 도덕적 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황폐화와 더불어 인간의 도덕적 가치마저 없어질 경우 결국 인류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무서운 경고를 ‘방자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은 잊고 지내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바로 인터넷 중독증세이다. 일단 인터넷 중독이 되면 대인접촉 기피증이 생겨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초래될 수도 있다. 무한정의 언어를 발산하면서 감정의 절제 능력이 부족하게 된다.

또한 유용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취하지 않는 정보편식도 우려되고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강박적 스트레스로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데 따른 신체적 질병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는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온 세상에 드러나 있는 것이므로 그 영향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일 수도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저속한 언어나 욕설을 사용하는 사이버 폭력도 있고 허위 정보를 게재하여 이른바 통신 사기를 저지르기도 한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음란물을 유포시키고 불법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급속히 번지고 있는 불건전 채팅에 의한 사회문제는 이미 손쓸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심각하다.

어느 중학교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들이다. “아싸비 오늘 시험 끝났다. 까비~ 우리들의 세상이당. 1, 2학년들은 열심히 공부하셔서 좋은 고등핵겨 가세여. 3학년 학생들은 아직 다 끝난 게 아니닌깐 까불지 맙시다. 깝싹대다가 나한테 걸리면 죽음이여. 그리고 선생님들 마니 수고하셨슴니당. 홧팅!”

“김XX 개자쉭! 맨날 학교에서 김XX 때문에 혼나넹. X같은 자식. 한번만 너 땜시 걸림 주글줄 알어”차라리 아이들다운 순수성이 엿보이지 어디 밉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있다면 한글을 ‘배운 대로’ 쓰지 않는 ‘자유 분방함’이 조금 밉다고나 할까.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게 있다.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배어 있는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한글을 올바로 써야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에서 너무나 벗어나 있다. 유행병처럼 번지는 아이들의 이런 풍조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

둘째는 과연 남에게 전달할 가치가 있는 정보인가에 대한 판단이 없다는 점이다. 의미 없는 혼자만의 넋두리가 온 세상에 공개되고 있다.

세째 이렇게 올려진 글이 타인에게 또는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삶과 죽음이란 의미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요즈음 아이들의 ‘철없는 가치관’이다. 이제 시급하고도 필요 불가결한 과제가 되어 있는 사이버 윤리 확립을 위해 우선 먼저 사이버 공간도 인간사회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이버 공간이라 할지라도 실생활과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행동을 해야 한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게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대화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컴퓨터를 거실 등 공개된 공간에 설치할 것과 부모가 컴퓨터를 함께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기를 권한다. 더불어 아이들과 부모와의 신뢰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특히 어릴 적부터 네티켓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건전한 비판의 장이 되도록 하는 등 올바른 정보문화 풍토의 조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아이들보다 중요한 건 어른들의 문제다. 해킹, 원조교제, 폰팅 등 컴퓨터를 이용한 어른들의 ‘장난’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아이들에 대한 사이버 윤리 교육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 충청북도교육청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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