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인은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뽕짝’에서 ‘랩’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노래에 빠져드는 한국인의 노래 열기를 민족성으로만 설명하려 드는 건 부족하다.

늘 대중가요의 수동적 소비자로만 존재하던 사람들이 노래방을 통해 능동적 생산자의 위치로 격상될 수 있다고 하는 건 이만저만한 매력이 아닐 수 없을 터.

두 세평 남짓한 밀폐된 공간에서 서너 명 또는 예닐곱 명이 모여 앉아 손장단을 맞추거나 몸을 흔들어가며 영상 반주에 맞춰 가수 노릇을 하는 건 쾌락과 더불어 보람을 안겨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시대의 고독한 대중이 처절하게 겪고 있는 소외가 그 일부나마 극복될 수 있다면 누가 뭐라 하랴.

단지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의 위치로 전락해 가는 대중이 교묘하게 만들어진 기계장치를 이용해 자신의 능동성을 회복하고 안정감을 만끽하고자 하는 역설이 존재함을 지적하고자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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