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한국의 혼과 얼 담아내다
손끝에서 한국의 혼과 얼 담아내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3.10.17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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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낙화장·배첩장 ·삼베장 등
충북 전통공예 장인 6인 워크숍
청주공예비엔날레 관람객들 인기
해외 전문가·방문객들 필수 코스
▲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통공예 워크샵이 관람객으로부터 인기가 높다. 낙화장 김영조씨

손끝에서 피어나는 한국의 혼과 얼, 문화정신을 담았다.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동 3층에서 열리고 있는 전통공예 장인들의 워크숍 공간이 관람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1일부터 옻칠명장 겸 충북도 무형문화재 칠장 김성호씨를 비롯해, 낙화장 김영조, 삼베짜기 최문자, 배첩장 홍종진, 목불조각장 하명석, 전통빗자루 장인 이동균씨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온 전문가와 관람객들은 한자리에서 대한민국 전통공예의 멋과 가치를 즐길 수 있다며 비엔날레 필수 투어 코스가 됐다.

 

▶시간과 정성, 장인정신의 산물. 옻칠명장 김성호

나전칠기는 나무로 짠 기구나 기물위에 옻칠을 한 뒤 아름다운 전복이나 조개껍질을 갈아 문양을 오려 붙여 작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한국의 옻칠은 1천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지만 임란과 일제, 그리고 근대화 과정에서 맥이 끊겨 사장 위기에 처해 있었다. 최근에는 원주와 통영지방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 옻칠을 복원하고 세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데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옻칠명장 김성호씨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몇 안 되는 옻칠장인이다.

김씨는 옻칠을 하고 말리며, 자개를 입히고 목련이나 석류문양을 내는 등 수백번의 고단한 과정을 거쳐 소반, 장롱, 예물함, 불상 등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현재 비엔날레 행사장에서는 단아한 불상을 제작하고 있다.

 

▶예술과 자연의 경계에서 찾은 매력, 낙화장 김영조

낙화(烙畵)는 종이나 나무, 가죽, 비단 등의 표면을 불에 달군 인두로 글씨나 그림, 문양 등을 새기는 전통예술이다.

충북도무형문화재단 제22호 낙화장 김영조씨는 국내 유일의 낙화분야로 지정된 장인이다. 보은읍 대야리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인두, 화로, 숯 세 가지만 있으면 풍경화, 인물화, 동물화 등 어떤 그림이든 소화해낸다.

불의 온도와 순간의 터치기법을 통해 살아있는 느낌의 작품을 만든다. 한 번 실수하면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신을 몰두하고 섬세한 손길과 영혼의 울림으로 전통미학을 펼치고 있다. 현재 비엔날레 행사장에서는 5m 길이의 속리산 절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올 한 올 수련하듯 짜낸 자연의 이야기, 삼베장 최문자

삼베의 제작과정은 재배한 삼베를 수확해 잎을 훑는데서 시작한다. 이를 삼단이라 하는데, 삼단의 껍질을 삶은 뒤 벗기고 햇볕에 말린다. 다시 물에 적셔 가늘게 쪼갠 뒤 한 올 한 올 길게 잇는다. 쌀뜨물과 쌀겨로 담근 뒤 말리고 헹구기를 수십회 반복해야 하며 베 한 필의 길이와 몇 올이 들어갈지를 정하고, 풀 먹이기 과정을 거친 다음 베틀로 짠다. 삼베는 대마 껍질을 벗기고 쪼개는 기술에 의해 가늘기와 곱기가 결정된다.

보은에서 30년째 삼베를 만드는 최문자씨는 이처럼 고단한 과정을 거쳐 베개, 발, 보자기, 도포 등을 만들고 있다.

 

▶‘통조각 기법’으로 부처의 세계를 담는 목불조각장 하명석

보은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목불조각장 하명석씨는 통나무로 전체를 조각하는 ‘통조각 기법’만을 고집한다.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인데 60년 이상 자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를 베어 불상 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섬세함과 정교함, 그리고 균형미를 자랑하고 있다.

기계를 쓰지 않는다는게 철칙인 그는 정교함이 요구되는 작업을 위해 900여개의 끌과 1천여개의 조각칼을 자체 제작해 사용한다.

불상제작은 섬세함과 정교함, 균형미가 필수적이어서 끌질과 사포질 등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불상 하나를 제작하는데도 꼬박 10여개월 이상 걸린다. 수만번의 끌질과 사포질로 새롭게 태어난 목조불상들은 전국 곳곳의 유명 사찰에 모셔져 있다.

 

▶전통의 숨결로 예술작품을 포장하는 배첩장 홍종진

배첩이란 서화에 종이·비단 등을 붙여 족자, 액자, 병풍 등을 만들어 미적 가치를 높임은 물론 실용성과 보존성을 높여주는 전통적인 서화처리 방법이다.

배첩장은 조선 초기부터 제도화돼 도화서 소속으로 궁중의 서화처리를 전담하는 장인을 말했다. 요즘에는 표구라고 불리는데 이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

배첩장 홍종진씨는 16세인 1966년부터 47년간 배첩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기계로 만든 획일적인 책이나 액자와는 달리 아름다움과 실용성, 그리고 뛰어난 보존성까지 갖추었으며 세월이 흘러도 변색이나 훼손되지 않는 최고의 것을 만들겠다는 집념이 돋보인다.

유네스코에서 시상하는 직지상의 두루마리형 상장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전통적 가치와 실용성이 조화로운 빗자루 장인 이동균

초등학교 4학년 때 손맵시가 좋았던 할아버지가 심심풀이로 빗자루, 왕골자리, 노끈 등을 만드는 것을 보고 옆에서 하나 둘 따라 하며 배운 솜씨가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 빗자루 장인이 된 이동균씨.

이씨는 대부분의 재료를 ‘장목비’라 부르는 수수를 활용해 50여종의 빗자루를 만들고 있으며 각양각색의 문화상품으로출시되고 있다. 좋은 재료를 직접 구입하고, 선별과 정렬, 묶음과 견고한 마감, 그리고 장식 등의 과정을 통해 완성품이 탄생된다.

최근에는 ‘애기부들’을 이용해 소품용 장식 빗자루와 휴대전화 고리, 열쇠 고리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면서 전통적 가치의 실용성과 장인정신이 담겨있다며 외국인들도 구입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070-7204-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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