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돈많은 할아버지가 있었다. 죽어라고 돈만 벌며 살았는데 나이가 들자 삶의 활력을 잃어버렸다.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고 의욕도 없었다.

할아버지는 더 늙기 전에 외국여행을 가서 활력을 찾아야 하겠다고 은행에 가서 환전을 했다. 은행에 가니 예쁜 아가씨가 앉아 있었다.

은행직원 아가씨에게 할아버지가 “아가씨, 나 외국여행을 갈건데 돈을 좀 바꿔 줘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가씨가 “애나 드릴까요?”라고 했다. 엔화란 말을 잘못들은 할아버지가 당황해서 머뭇거리고 있자 아가씨가 “아님 딸나드릴까요?”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듣고 있던 할아버지가 속으로 “내가 돈이 많다는 걸 어떻게 알고, 나이도 젊은 아가씨가 참 당돌도 하네.” 생각했지만 그래도 젊고 예쁜 아가씨가 “애나 드릴까요? 딸나 드릴까요?” 이 말을 들으니 외국 여행 안가도 활력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심 기쁘고 흐뭇한 할아버지가 아가씨에게 얼른 말했다. “이왕이면 아들을 나아줘!” 누가 웃자고 지어낸 이야기일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힘이 활력이다. 영어로는 “Energy”다. 삶의 활력은 참으로 중요하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한 작가가 “기적을 만들다”라는 책을 썼다. 86년에 34번째 생일을 맞는 크리스마스, 그 떠들썩하고 흥겨운 파티장에서 스미스는 사람들 한가운데서 갑자기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악성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머리속 1/3이 악성 종양으로 가득 차 있어서 수술도 어렵고 불과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고 의사들은 말을 했다. 하버드 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 작가의 길을 걷던 그의 미래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가장 먼저 그에게 찾아온 것은 감당할 수 없는 무기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절망을 선택하기보다는 희망을 붙들고 자신의 질병을 치료해줄 의사를 찾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닥터 힐랄을 만나게 됐다.

힐랄은 스미스에게 다른 많은 의사들이 제안한 방사선 요법을 쓰지 말자고 요구했다. “당신이 나이가 일흔 정도 되고 5년 정도 더 살고 싶어한다면 방사선 요법을 쓰겠지만 당신은 30대입니다. 앞으로 30~40년은 더 살고 싶겠지요. 안 그래요?” 힐랄의 도발적인 말은 스미스에게 희망이 됐다. 의사들마다 3개월이라고 말하는데 30년 이라니, 스미스는 힐랄의 실험적인 치료법을 선택했다. 얼굴 반신이 마비돼 주스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10여년의 사투를 벌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잭슨 플록’ 전기의 첫 줄을 병원 침대에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1998년 그 전기로 플리처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3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18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직 살아 있고 또다시 화가 ‘고흐’의 전기를 쓰고 있다. 그는 자신의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털어버리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기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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