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고 과시적인 멋으로 살아가는 낙천주의적인 생활에 도취돼 내일이 없는 될대로 되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에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가 관광으로 즐겨 찾는 동남아 몇몇 나라들이 우리보다 그렇게 못살고 발전이 없는 후진국인지를 속속들이 보고 냉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생활이 약간은 가난에 쪼달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활방식은 희망적으로서 지금 우리들이 하고 있는 허풍적인 위세는 결코 아니다.

우리와 같이 상다리가 휘어지는 풍성한 식탁도 아니고 돈으로 몸을 휘감고 살아가는 화려한 치장(治裝)만 아닐 뿐이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넓고 기름진 대자연들이며, 개척하지 않은 무궁한 지하자원들은 당장을 위하는 것보다는 순차적으로 다음세대까지 생각하는 여유만만한 모습과 검소한 생활풍습이 가난하게 보일뿐으로 오히려 우리들이 부러워해야 할 것들이 대부분이다.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잘살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생활방식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대하면서도 그들이 저지르는 굴욕적인 냉대와 멸시를 참고 관광객은 인간이기 전에 하나의 상품으로 생각하고 관광객들의 호주머니를 낚아채는 그들의 상술 앞에 눈뜨고 당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하면서도 우리보다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비아냥거리고 과시하면서 돈쓰고 망신당하는 관광객 대부분이 바로 우리들이다.

동남아에 있는 어느나라 어떤 관광지를 가봐도 대부분이 한국 관광객이고 소수 색다른 관광객은 간혹 눈에 띄게 된다.

그러나 어디 어떤 곳에 가봐도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최고의 예우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친절함이 있지만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장사꾼 속셈으로 침 흘리면서 기다리는 관광객이 바로 우리다. 과연 우리가 그들이 보기에 잘생기고 예쁘게 보여서 그렇게 반기겠는가.

나는 몇 해 전 동남아에 있는 어떤 나라에서 우리의 여행길을 도와주는 가이드와 개인적인 밀담(密談)을 나눌 기회가 생겼는데 가이드가 무심코 던지는 말에 정말 눈앞이 깜깜할 정도로 아찔한 이야기를 듣고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모두가 그렇게 원망스럽고 야속할 수가 없었다. 그 가이드가 하는 말이 일본일 관광객 20명 가이드 하는것 보다 돈 잘쓰고 기분 잘내는 한국 관광객 한 두 사람 가이드 하는 것이 자기네들에게는 훨씬 짭짤한 수입이 된다는 것이다. 정말 이게 될 일인가. 우리가 어디 국제 호구들인가.

비통한 심정으로 기왕 왔으니 하고 이곳저곳을 관광했지만 가이드가 하는 말이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당장 알 수 있었다. 가는 곳마다 한국 관광객이 북세통을 이루고 목청 높여 바락바락 악쓰는 사람은 틀림없이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추태인지 과시인지 꼴불견은 골라가면서 하고 어디에 무엇이 괜찮다고 하면 돈은 뒷전이고 먹고 즐기는 계획 없는 관광문화가 어찌 보면 안쓰럽고 걱정된다.

우리보다 모든 것이 풍부하고 잘사는 나라 사람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이유 없는 과시적인 과소비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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