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에 대한 환상을 깨라
조기유학에 대한 환상을 깨라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3.01.29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진규 청주 서원대 교수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산다’ 발간

“내 아이, 이중 언어 사용자로 키울 수 있을까?”

조기유학을 포함해 외국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지침서라고 할 만한 책들이 시중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그러한 책들이 전제하고 있는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유학을 떠나라’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접하게 되는 우리들은 그들의 말만을 믿고 조기유학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갖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으로 보내면 해결된다’는 막연한 희망은 위험하다.

박진규 청주 서원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의 영어교육 전문가가 말하는 조기유학의 함정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산다’는 아무도 말하지 않으려는 조기유학의 실패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조기유학과 관련돼 100여명을 실제로 만나서 인터뷰하고, 저자 유학시절 함께 미국에서 영어를 배운 자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현실감을 더했다.

그래서 미국 현지학교에서 ESL 교사를 하고 한글학교 교장을 지내며 가까이에서 직접 만난 조기유학생들의 모습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전달한다.

초등학생들이 조기유학을 가면 어떤 일이 생기고 아이들이 어떻게 영어를 배우며 또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조기유학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을 담았다.

2006년 이후 주춤하던 조기유학생이 2년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2008년에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중학생(-3.4%)과 고등학생(-3.2%)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조기유학생수(-1.2%)가 감소했을 당시에도 초등학교 조기유학생은 오히려 1.5%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어교육에 대한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통념과 이상을 보여주는 결과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보다 어릴 때, 한국어가 없는 환경에 놓여져야 한다는 것.

그러면 조기유학을 다녀온 아이들이 모두 다 영어를 잘할까?

우리가 여태 상식처럼 믿어오던 조기유학의 효과는 사실 환상에 더 가깝다.

정서적인 불안감에서 비롯되는 신체적 증후군 등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겪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영어 습득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기유학을 다녀온 후 유창한 발음으로 영어를 말하는 아이들.

그러나 대화 내용에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있는가? 언어는 그 자체로서의 목적이 아닌 지식 습득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식이 전제되지 않는 영어교육은 아이들을 발음만 좋은 앵무새로 만들 수 있다.

‘모국어 능력이 외국어의 능력을 좌우한다’고 주장하는 박 교수는 “한국 사람들이 영어하는 것의 샘플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이다. 우리가 듣는 반 사무총장의 발음은 그리 좋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말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읽고 쓰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발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바탕으로 한 지식 위에 쌓여진 영어 실력이 중요한 것”이라며 “유학을 가면 영어를 다 잘하겠지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으로 국어 능력이 부족하면 학업능력이 오르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학당시 7살 딸과 5살 아들의 조기유학 실제 경험담을 예로 들었다. 한국에서 평소 책을 많이 읽고 한글을 소화했던 큰딸에 비해 한국어에 미숙했던 아들의 경우 발음은 좋았지만 귀국 후 언어와 교과발달에서 부적응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그는 “지식이 전제되지 않는 언어교육은 아이들을 발음만 좋은 앵무새로 만들 수 있다”며 “한쪽 언어가 완벽할 때 다른 언어를 보완해야 하며 한글이 탄탄해야 영어능력도 향상됨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자 박진규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와 동대학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숙명여자대학교 TESOL과정을 마쳤다.

고등학교 교사 시절에 관심을 가졌던 조기유학과 귀국 후 언어 적응에 대한 연구를 하기위해 영어 교사를 그만두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응용언어학과 TESOL 석사와 언어교육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청주 서원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원어민과 내국인 함께하는 협력 이중언어 중심 영어수업과 영어로 접하는 세계고전과 한문과 영어로 만나는 우리 고전을 통한 창의성 증진 영재교육 등 외국어 영재교육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언어영재교육법에 대한 책 발간을 준비중이다.

형성Life. 376쪽. 1만3천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