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매달 모이는 동창회 날이다. 다른 어떤 모임보다 옷이며 머리, 모든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학교 다닐 때에 그 경쟁심 때문일까? 모임 시간에 정확하게 모두 모여 있었다.

대통령 선거 후 불과 3일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자연 대화의 초점은 선거에 대한 이야기로 열을 올리고 있었다. 1번을 찍은 친구와 2번을 찍은 친구들의 열띤 논쟁이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으로 부터 17대 현 대통령까지 다 격은 우리들이다. 1960년 4·19 혁명도, 1962년 5·16 군사 정변도 1979년 12·12 군사 정변도 다 보고 살았으니 어쩌면 우리들이 산 증인들인 셈이다.

여성 대통령이 되고 보니 얼마나 좋은지, 서울에 주소를 두고 TV 토론을 보고, 생각하고 느꼈던 이야기를 아주 신나게 한다. “누가 된들 너에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 나라를 걱정해서야.” 애국자가 따로 없다. 이게 바로 애국자인거지.

초등교사가 많았던 우리 친구들은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로부터 많이 변해가고 있는 현실을 볼 수 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던 옛말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남자들보다 더 똑똑하게 공약을 발표하고 당당히 선출되는 어린이 회장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제 우린 여자 대통령을 뽑았다. 누가 선택했던지 국민의 과반수 이상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우리는 새로운 여성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안 되는 일 없이 그녀가 걸었던 국민들과의 약속이 지켜 질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다.

청와대의 야당이라 불렸던 육영수 여사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고고한 자태, 품위 있는 인격, 검소하게 절약하는 생활, 딸은 어머니를 닮는다 했는데 그 어머니의 그 딸이기를 기대 한다. 어쩌면 여성이기에 더 정확하게 더 꼼꼼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큰 어머니의 마음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 세상에 빛이 되지 않을까.

가난한 쪽방촌 노인들을 찾아 도시락을 전하고 따뜻하게 두 손 잡는 모습을 보며 진실을 볼 수 있었다. 여성 대통령을 선택한 사람들은 후회하지 않고 그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신뢰받고 인정받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심으로 국민들에게 건 공약을 다 실천할 수 없다 하더라도 노력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염원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을 원하고 중소기업의 편에 서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힘없는 이들과 가장 가까이서 힘이 돼 주는 대통령이 사적 욕망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할 곳이 없어서 방황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갈 수 있는 일터가 생기고 배필을 만나 결혼도 하고 나라의 희망이 될 아이들도 많이 낳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나라의 부흥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맨몸으로 새벽을 열던 우리들 노년층도 소외되지 않고 근심 없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병든 사람도 돈 걱정 없이 치료를 받고 장애를 가진 사람도 따뜻한 사회의 보장을 받았으면 좋겠다.

대통령을 뽑아 놓고 너나없이 기대도 많고 바라는 것도 많다. 이 모든 것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닐진대 왜 이리 욕심이 큰지 나부터 욕심을 내려놓아야겠다. 조화와 상생의 길을 걸으려면 ‘나부터, 내 것부터’라는 생각을 버려야겠다.

이제 우리들은 퇴직을 하고 아이들도 얼추 짝을 맺어 내보내고 대부분 노인들만 사는 가정이 많은 사회가 되었다. 늙은 우리들이지만 아직도 나라를 위해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좀 더 베풀고 보람 있는 일을 해야겠다. 깊은 어둠속에 더욱 밝은 빛으로서 세계 속에 우뚝 선 우리나라가 될 수 있도록 정의롭고 멋진 18대 대통령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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