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이를 위해 분투하는 것이고,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승리가 아니라 참가 자체에 의의가 있다. 우리에게 있어 본질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이것이 올림픽 정신이고 이상이다. 

그러나 ‘온 인류의 화합과 평화의 제전’이라는 올림픽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의 상업화 논란은 끝이지 않고, 이를 매스컴이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참여국들도 메달리스트에게 막대한 상금과 인센티브로 참여보다는 승자를 찬양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메달보다는 정당함을 강조하는 올림픽 정신에 대한 고민의 부족은 IOC 뿐만 아니라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 배드민턴의 ‘져주기’ 무리수나 ‘독도 세리머니’ 사건은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와 집행부가 다시 생각해야 할 과제이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혼성 팝 그룹 아바(ABBA)의 노래 가운데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The Winner takes it all)’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 가사에 보면 “승자가 모든 걸 독차지하고, 패자는 승자 곁에 초라하게 남게 되죠, 그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에요”라고 하고 있다.

몇 년 전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으로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코너에서 개그맨 박성광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외쳐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지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태극기를 런던의 하늘에 올린 선수들은 매스컴의 초점을 독점하고, 협회와 독지가의 지원으로 금전적 혜택도 받는다. 

이번 올림픽에 참여한 우리 선수는 모두 245명이다.

그 가운데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13명의 금메달 선수와 이슈가 된 축구선수 정도이다.

이름도 생소한 트라이애슬론에서 54위를 한 허민호 선수를 아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이들의 처지에서 보면 올림픽은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일지 모른다.

더욱이 기대했던 수영의 박태환, 역도의 장미란, 펜싱의 남현희, 배드민턴의 이용대 선수나 종주국의 체면을 지키지 못한 태권도 선수들은 자신의 성적과 관련해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땀을 흘리고, 온 힘을 다한 245명의 선수와 지도자들이 보여준 올림픽 정신을 아름다움으로 찬양해야 하고, 메달이 없어 비인기 종목으로 홀대받는 선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축구 올림픽팀에 선발됐다가 부상으로 참여하지 못한 홍정호 선수는 축구 한일전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나도, 오늘 같은 날을 정말 많이 꿈꾸며 힘들게 준비를 많이 했었는데, 마음이 아프다. 경기를 못 뛰어서가 아니라, 부상을 당해서가 아니라. 친구들과 올림픽을 준비했던 시간이 오늘 마지막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내가 올림픽팀 일원으로 함께 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홍정호 선수와 같이 지난 17일 동안 우리 국민 모두는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이제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우리 모두가 다시 행복하기 위해서는 메달의 숫자와 함께 올림픽의 기본 정신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