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잘 잊고 산다. 하긴 잊지 않고 기억만 한다면 그 또한 큰 문제겠다.

이런 망각을 잘만 이용 한다면 문제 해결에 있어 훨씬 수월하기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스캔들에 휩싸였다고 해도 몇 달 혹은 몇 년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슬그머니 다시 등장해도 너그러운 우리 이웃들은 그 사람이 언제 어떤 일을 벌였는지 어느새 무감각해지곤 하는 것을 숱하게 많이 봐오지 않았던가.

이땅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영웅

그래서 그들이 어떤 큰 잘못을 하고 지금당장 고개 숙이며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도 그 진정성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고 저러다 몇 달, 몇 해후면 보란 듯이 떵떵거리며 우리 곁에 다시서는 모습을 예견하곤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만이 아니다. 6월이면 늘 접하게 되는 기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6·25전쟁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고 하고, 언제 일어났는지, 한국전쟁과 6·25전쟁을 다른 사건으로 알고 있는 학생들과 사회 주축이 되는 기성세대들 또한 많다는 글들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타산지석이니 교훈이니 백번 떠들면 뭐하나? 우리 곁에 숱하게 산재한 망각의 구렁텅이는 이리도 크게 도사리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제국주의의 망령을 되살리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인데 정작 피해자인 우리는 애써 태연한척 잊고 싶은 과거쯤으로 여기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해 봐야한다.

필자는 흔히 말하는 호국애가 넘치는 그런 부류라 할 수 없고, 오히려 스스로를 진보적 성향이 강한 쪽이라고 정리한다. 정치적 성향이야 어찌됐던 작금의 현실은 제대로 된 것 하나 없는 이상한나라에 사는 듯한 생각에 나라님을 비롯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일갈하고 싶어진다.

영웅이란 어떤 존재인가? 영웅은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해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스포츠 선수들 말고는 이런 칭호로 불리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은듯하다.

올림픽에 금메달을 따고, 국위를 선양한 스포츠 스타들은 충분히 영웅으로 불리고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우리 민초들은 단 한 번도 영웅이라 칭해볼만한 나라님을 본적이 없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 이 나라에 재앙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17대까지 열 분의 대통령이 이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다 쏟아 부으셨다고들 한다.

그런데도 우리들에게 영웅으로 불리 울 그런 분은 없었다. 우리 곁에 영웅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분들이 영웅으로 칭송받을 나라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이 더 간절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들에게는 이 땅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그분들이 우리의 영웅이라는 것에 일말의 의심도 없다. 이 땅을 피로, 온몸으로 지키셨던 분들,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서도 특별히 용맹해서가 아니라 무한한 애정과 희생만으로 가족을, 이 땅을 지키셨던 그분들이 지금 우리들에게는 영웅이다.

그 영웅 한분 한분을 ‘국가유공자’라 칭하고는 있지만 어느새 그분들은 노인들, 구세대, 오랜 우리들의 역사쯤으로 퇴색돼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이 우리 우국이며, 중국이 우리 무역의 제일 파트너이고 러시아가 우리 경제의 협력국 인가? 아직 북한은 그네들의 체제를 공고히 하며 잘 살아가 주기만 하면 고마울 그런 이웃인가? 1950년 우리 주위 환경과 어떤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지금도 내가 내 가족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그때처럼 우리 스스로가 영웅이 돼야하는 현실인거다.

애정과 희생으로 이 땅 지켜내

망각하지 않고 태만하지 않으며 역사를 바로 알아 가는 것 에서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살아있는 영웅들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6월에 쓰는 이글은 한번이라도 가슴 절절히 우리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느껴보고자 함이며,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가 진정한 영웅으로 이 땅에서 거듭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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