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기섭 태안지역 담당 부장

가로림조력발전 건립 추진 과정에서 한국서부발전(주)이 취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서부발전은 520MW급의 조력발전소 건립을 위해 가로림만에 생태계 파괴, 홍수피해 등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도 가로림만이 조력발전의 최적지라며 건립을 허가해 달라며 생떼를 쓰고 있다.

물론 신재생에너지사업 중 조력발전은 발전설비용량이 다른 신재생에너지 전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용량이 크다는 메리트를 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로림만은 조력발전사업의 최적의 입지조건인 반면 청정갯벌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춰 생태계의 보고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그러한 이곳에 조력발전을 건설하면 갯벌의 유실로 인해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심지어 어민들의 생계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부발전은 밝힌 2011년 10월 기준 어업 피해조사에서 총 5천774건 중 3천945건의 위임장이 접수됐다.

그러나 지난 4일 보상대책위원회 김진묵 위원장이 4천여명의 어민들이 보대위에 위임장을 제출했지만 대부분이 맨손어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학생 등 심지어는 사망한 사람의 위임장까지 올라와 있다고 폭로(?) 했다.

이는 곧 찬성어민은 소수에 불과하고 위임장 자체가 유령인물이나 허위로 작성됐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또한 서부발전은 지난 2월 9일 환경부에 낸 3차 ‘가로림조력발전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재(再)보완 보고서에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네배에 이르는 11.3㎢의 갯벌이 사라질 것과 집단폐사로 바지락과 굴 양식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바뀔 것이라며 가로림만 피해를 스스로 인정했다.

아울러 환경단체와 지자체, 각 대학 연구기관에서도 갯벌의 보존가치가 큰 반면 경제성과 타당성이 없다며 ‘전문가 환경영향평가’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이처럼 서부발전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력발전이 들어서면 해양관광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고 최고의 관광어촌으로 변모할 수 있다며 온갖 감언이설로 반대 주민들을 회유 협박하는 등 치졸한 행동에 극치를 달리고 있다.

가로림만의 지형은 입구가 좁고 내면이 넓은 호리병 모양을 갖추고 있어 유수가 빠르고 조수간만의 차가 7∼9m에 달하는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세계에서도 인정한 곳 중에 하나다.

정부는 조력발전이 재생가능에너지이지만 지속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환경파괴와 지역사회 갈등이 유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조력발전소로 인한 가로림만 생태계 피해가 예상된 이상 조력발전소 건설을 신중히 판단해야한다.

또한 부처간 입장차이로 자존심을 세우며 귀를 막고 눈을 가리며 안위에만 치우치기보다는 가로림만을 지켜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피맺힌 절규를 외치고 있는 어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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