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와우상황버섯농원’ 김주화·임영순씨 부부

올 여름은 잦은 비와 높은 습도로 인해 대부분의 농작물 작황에 악영향을 끼쳤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덕을 본 작목이 있어 관심을 끈다. 습기를 좋아하는 버섯이 바로 그것이다. 항암효과가 뛰어나 흔히 약용으로 쓰이는 상황(桑黃)버섯을 관상용으로 개발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농민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서산시 운산면 와우리에서 ‘와우상황버섯농원’을 운영하는 김주화(51)·임영순(50·여)씨 부부.

이들이 상황버섯을 키우는 곳은 마애삼존불과 개심사가 있는 산 좋고 물 좋은 가야산 자락으로 6·25전쟁에도 이곳에는 전쟁 포화가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개울가에서는 가재나 버들치, 갈겨니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고 밤에는 수많은 반딧불이들이 청정지역을 알리기라도 하듯 불빛을 밝힌다.

“몸에 좋은 상황버섯이 노랗게 올라오면 정말 예뻐요. 감탄사가 절로 나오죠. 꽃이나 난초처럼 화분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 상황버섯분재를 만들었는데, 그 아이템이 주효했었던 것 같아요.”

김씨 부부가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10년 전쯤이다. 가족들의 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귀농을 결심했지만 낯선 환경과 서툰 농사일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다.

충남 서천에서 표고버섯을 키우는 친척의 권유로 무턱대고 상황버섯 재배를 시작했지만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일이다보니 실패와 다시 일어서기를 거듭했고 2005년에 처음으로 상황버섯을 수확했다.

“버섯을 키워내기만 하면 돈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어요. 판로확보가 안돼서 좋은 버섯을 키워내고도 그냥 버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았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처럼 이때의 어려움은 상황버섯분재 탄생의 계기가 됐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농업관련 교육에 빠짐없이 참석했고 인터넷과 전문서적 등 각종 자료를 모아 난관을 헤쳐 나갈 돌파구를 찾는 일에 몰입했다.

거기서 생각한 것이 ‘저렇게 예쁜 상황버섯을 집에서 화초처럼 키우면 어떨까’라는 조금은 엉뚱한 발상이었다. 다시 1년 넘게 연구와 실험을 반복해 상황버섯을 분재로 만들어냈다.

이들은 상황버섯분재를 들고 ‘2006 벤처농업박람회’와 ‘2007 서울국제건강식품박람회’ 등 크고 작은 전시회와 박람회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이와 함께 고가의 상황버섯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존 ㎏단위로 판매하던 것을 50g, 100g, 200g 단위로 소포장화 해 마케팅을 펼쳤다.

또 홈페이지(www.wawland.co.kr)를 만들어 다양한 사진과 자료를 올리고 실시간 대화채널을 열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화분으로 만든 예쁜 분재는 분재대로, 작은 포장으로 만든 버섯은 버섯대로 잘 팔렸다. 2006년 2천500만원에 머물렀던 매출고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해 지금은 연매출 1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김주화 대표는 “상황버섯은 암환자들에게 특히 효험이 있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면역력을 키워 주는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며 “물을 끓여 보리차처럼 수시로 마시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뽕나무의 노란 덩어리가 죽어가는 사람을 살렸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상황버섯은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등에서 ‘신(神) 같은 효험이 있는 귀한 약재’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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