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는 입과 눈이 삐뚤어지는 병으로 안면신경마비가 원인이다. 구안와사는 대부분 감기 기운이 있거나 찬바람을 쏘였을 때 귀 뒷부분에 가벼운 통증이 생겼다가 반나절쯤 지나면 얼굴 반쪽이 일그러지며, 어느 경우는 아무 증상없이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보면 이내 얼굴 한쪽이 마비돼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병은 남녀 구별이 없으나 환자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다소 많고, 20~50대 연령층에 많지만 어린아이나 노인에게도 발병한다. 안면신경 마비는 뇌질환과 같은 중추신경장애로 오는 경우도 있으나, 이 경우는 단순한 얼굴근육의 마비뿐 아니라 전신에 다른 증상도 같이 나타나므로 여기서 말하려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와는 구별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Bell씨 마비라고도 하는데 보통 구안와사는 여기에 속한다. 초기증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얼굴이 뻣뻣해 잘 움직여지지 않으며, 마비가 온 쪽의 이마에 주름살이 없어지고, 눈썹이 처지며, 눈이 감기지 않아서 눈의 흰자위가 나타나고, 입술이 한쪽으로 처진다. 환자는 이마에 주름살을 잡으려 해도 되지 않고, 눈썹을 찡그리거나 눈을 감을 수 없으며, 입술을 삐죽 내밀거나 오무리면 마비가 안된 쪽으로 입이 일그러져 잡아 당겨지고, 입안에 공기를 들어 마시면 마비된 쪽 입술에서 새어 나가며 휘파람이 불어지지 않는다. 식사를 하면 음식물이 마비된 쪽 이틀과 볼 사이에 끼어 나오지 않고 한쪽으로 침이 흘러내린다. 눈을 감을 때면 눈알이 위로 치켜 올라가고 눈꺼풀이 뒤집히면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얼굴은 마비되지 않은 쪽으로 잡아당겨지므로 병이 잡아당겨진 쪽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 반대쪽이 마비된 것이다.

안면신경마비가 왜 오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감기바이러스의 감염 등으로 안면신경이 경상돌기공이라는 뼈의 구멍을 빠져 얼굴로 나오는 부위에서 부종을 일으켜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찬바람과 같은 외기의 영향, 담(痰)이나 어혈과 같은 병적 산물 및 신체의 허약과 같은 조건들로 해 안면에 분포된 경락에 기혈순환이 되지 않아서 온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치료는 병적 조건을 제거해 경락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주는 것이 관건이 된다.

구안와사의 치료에는 약물요법 외에 침구요법과 안마요법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조리이다. 첫째, 환자가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긴장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 예후는 좋으므로 지나친 정신적 긴장을 풀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리를 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어느 경우에도 음식에 유의해야 한다. 과음, 과식과 자극성식품의 섭취는 병의 회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마비된 곳에 찬바람을 쏘이는 일은 좋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따뜻한 물찜질을 1일 2-3회 하는 것도 좋다. 넷째, 거울을 보면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 보고 안면근육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마사지를 하거나 하관·지창·협거·인중과 같은 경혈 부위를 뻐근할 정도로 지압을 가해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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