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을 찾는 사람들]--제22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 이동순 시인

   

올해 제22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에 선정된 이동순 시인(60·영남대 국문과 교수)은 “현대 문학사의 거성인 정지용 시인의 이름으로 제정된 상을 받게 돼 큰 영광”이라며 “평소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던 분의 상인 만큼 평생의 명예로 간직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이 시인의 선정 작품 ‘발견의 기쁨’은 몽골을 자전거 여행(1천㎞)하며 대자연 속에서 사소한 한 장면을 보고 느낀 바를 쓴 시다.

이 시인은 자기 정체성을 확인 점검한 시라고 설명했다.

이 시인은 “주변이 척박한 땅 위에 세워진 허름한 창고의 벽 틈으로 난 한 포기의 풀을 발견한 말이 연신 발굽을 차고 히히힝 소리를 내며 좋아라 뜯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살았구나 싶었다”며 “내 주위에 소중한 것들이 많은데 눈치채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지용제 때 이틀 간 옥천에 머물며 각종 행사에 참석한다.

특히 ‘시 낭송회’와 ‘시인과 촌장’ 등의 프로그램에서 독자들과 만나 시심을 교류할 예정이다.

이 시인은 “옥천은 충북대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몇 번 들렀던 곳이라 친근감이 드는 문향의 고장”이라며 “여러 문인들과의 만남도 기대되고, 독자들과는 창작 활동 과정의 삶과 변화 등에 대해 음악을 곁들여 얘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상작>  발견의 기쁨

누더기처럼
함석과 판자를 다닥다닥 기운
낡은 창고 벽으로 그 씨앗은 날려 왔을 것이다
거기 더 이상 떠나가지 못하고
창고 벽에 부딪혀
그 억새와 바랭이와
엉겅퀴는 대충 그곳에 마음 정하고 싹을 틔웠을 것이다
사람도 정처 없이
이렇게 이룬 터전 많았으리라
다른 곳은 풀이 없는데
창고 틈새에만 유난히 더북 돋았다
말이란 놈들이 그늘 찾아
창고 옆으로 왔다가 그 풀을 보고
맛있게 뜯어먹고 갔다
새 풀을 발견한 기쁨 참지 못하고
연신 발굽을 차며
히히힝 소리 질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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