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 민주노총이 있다.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은 최근 “이제 붉은 머리띠를 매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과격 투쟁은 설 땅이 없다”면서 “좀더 낮고 친근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민노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제 쇠파이프를 버리겠다는 말이다. 강경 노조 일변의 민노총이 온건 노선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환영한다.

노동계의 새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3의 노동 세력인 ‘새희망 노동연대’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동운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 4일 출범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기존 양대노총과는 다른 노동운동을 추구하는 노동조합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강경 노선을 추구하던 현대중공업과 서울메트로노조,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등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출범 당시 40여 개 노조가 가입했던 ‘새희망 노동연대’에는 출범 후 가입 노조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새희망 노동연대는 “노동운동의 청렴성을 확보하고 노동자를 섬기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노동운동을 지향한다”는 설립 취지를 밝혔다. 새희망 노동연대는 특히 ‘사회 봉사’로 첫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근로자의 날인 오는 5월 1일 가입 노조 별 사회봉사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것. 노조들마다 사회 소외계층들에 대한 목욕·미용 등의 봉사활동을 전개, 노조의 도덕성과 사회적 공익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사실 우리나라 노동운동에는 ‘쇠파이프’와 ‘이념성과 정치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어 있다. 이로 인해 국가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고 강경 노선을 추구하는 노동운동의 정체성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동운동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노동계에도 경쟁의 바람이 불어온 만큼 노조의 노동운동 변신은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동계의 진정한 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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