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유일한 향토 백화점인 흥업백화점이 법정관리 꼬리표를 단 것은 지난 1998년이다. 당시 흥업은 상거래채권 등 수 백억원 대 빚을 지고 법정관리 기업이 됐다. 이후 흥업백화점은 다양한 경영 전략을 구사하며 법정관리의 늪을 탈출하기 위해 총력을 쏟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런 흥업백화점을 진두지휘할 새로운 경영인이 임명됐다.

청주지방법원은 새로운 흥업백화점 법정관리인으로 이인선씨를 선임했다. 기존 김명기 관리인의 노력으로 흥업백화점의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더욱 박차를 가해 M&A를 성사시키겠다는 것이 이씨를 임명한 법원의 이유다. 신임 이 관리인은 최근까지 청주산업단지 입주 기업인 ㈜성일화학 법정관리인으로 재직, 성일화학을 10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졸업시킨 주인공이다. 그야말로 기업 회생 전문가다. 이 관리인 역시 M&A를 통해 흥업백화점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외부 환경이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바닥을 기고 있는 경기 탓에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에, 2년여 앞으로 다가온 현대백화점의 청주 상륙, 여기에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주성안길 공동화 현상 등 흥업백화점 경영 정상화의 발목을 잡는 갖가지 외부 부정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 이 중 현대백화점의 등장은 흥업백화점에 치명적 상처를 입힐 것이다.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초호화 마케팅 전략으로 청주지역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신임 이 관리인은 어쩌면 과거 흥업백화점을 거쳐간 서너 명의 법정관리인보다 가장 힘든 시기에 흥업백화점을 맡았다. 그만큼 흥업백화점의 M&A 성공 여부는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도전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고 했다. 신임 이 관리인이 흥업백화점을 법정관리의 늪에서 구출한 영웅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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