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에 동굴 파는 할아버지가 있다

   
 
  ▲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신도식 할아버지가 3년동안 판 동굴안을 설명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에서 할머니와 함께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신도식 할아버지(69)는 3년 전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집 뒤편 산에 있는 동굴을 파고 있다. 벌써 3년째 꼬박 매달리고 있다.

신 할아버지는 “20년 전에 현재 살고 있는 뒷산에 커다란 자연동굴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 동굴은 입구가 작아 사람이 직접 들어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자연동굴 규모는 길이가 1km 이상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 살고 있는 집 뒤편부터 자연동굴까지 연결하는 동굴을 3년 전부터 파기 시작해 지금까지 뚫은 연결동굴의 길이는 약 11m에 이른다”며 “자연동굴과 연결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연결동굴을 파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 뚫고 있는 동굴은 황토질이고 동굴에서 나오는 물은 지장수라서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물을 마셔 보고 효험을 보고 있다”며 자신이 앓았던 지병도 말끔히 나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불교를 믿는 신 할아버지는 “3년 전 자신이 살고 있는 뒷산에 커다란 동굴이 있다는 것을 꿈으로 선몽 받았기 때문에 이 산에는 대형동굴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자신이 뚫고 있는 동굴이 자연동굴과 연결돼 자신이 예상했던 것처럼 거대한 자연동굴이 발견되면 지역의 명소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 할아버지가 뚫은 동굴에서 나오는 바람의 온도는 평균 15°C를 유지하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이용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의 자연 에어컨으로 사용하고 한 겨울에는 따뜻한 온풍을 이용해 난방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동굴은 냉ㆍ온풍기 역할 외에도 다양한 식재료들을 숙성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로도 활용되고 있다.

대형동굴의 존재를 철썩같이 믿던 신 할아버지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이웃들이 처음에는많았다. 실없는 짓을 한다며 무시하도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하지만 지금은 3년 동안 꾸준히 동굴을 파는 신 할아버지를 지켜보면서 그가 주장하는 자연동굴에 대한 존재를 믿고 이제는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신 할아버지의 불철주야 노력 끝에 군과 각 기관ㆍ단체에서도 동굴 전문가들을 물색하는 등 자연동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관광을 왔던 일본 관광객이 한국음식을 맛보기 위해 식당에 들렀다가 신 할아버지가 동굴을 파는 사실을 알고 일본으로 돌아가 이 같은 내용을 한 신문사에 제보하면서 일본의 한 주간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신 할아버지는 “사람들은 내가 동굴을 파는 것을 보고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나는 꿈에서 본 것처럼 대형 자연동굴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며 “지금 파고 있는 동굴을 자연동굴과 연결시켜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할아버지의 동굴 파기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나이도 많고 몸도 성치 않은데 혼자 힘든 땅굴을 파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많았다”며 “건강이나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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