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멜로드라마’ 13·14일 대전예술의전당 공연

외도하는 부부,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젊은 남자, 가족을 앗아간 교통사고….

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보는 듯한 지극히 통속적인 소재들이 뻔하지 않게 맛깔스럽게 요리된 연극 ‘멜로드라마’가 13일부터 14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등 뮤지컬계에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작가 겸 연출가 장유정이 연출했다.

배우 김성령을 비롯한 다섯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여성 특유의 감수성에 힘입어 드라마가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가는 힘, 사랑의 다양한 모습이 표현된다.

연출가 장유정은 ‘멜로’라는 코드를 탄탄한 대본과 재치 있는 무대 활용으로 멜로드라마라는 제목이 가지는 ‘사랑’이라는 통속적인 코드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이 의무가 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으로부터 출발한 이 작품은 가족 혹은 부부라는 이름으로 관계가 완성된 두 남녀와 사랑으로 완성된 관계에 놓인 이루어질 수 없는 두 남녀의 교차되는 사랑을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아프게 그려 관객들의 눈물과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연극 무대에서는 보기 드문 스피디한 막 전환과 드라마틱한 극 전개로 관객들을 설레는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여기에 배경음악으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브라질 등 제3세계 음악이 사용돼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듣는 기쁨도 만끽 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엔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10년차 부부인 김찬일과 강유경. 그들이 엇갈린 사랑에 빠져드는 상대는 바로 오누이인 박미현과 박재현이다. 어릴적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것도 모자라 경계성 지능 장애를 앓게 된 미현과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재현. 재현은 자신에게 심장을 제공한 남자의 여동생 안소이와 약혼까지 한 상태다. 부부, 오누이, 어쩌면 피와 심장으로 이어진 약혼. 그럼에도 자신의 사랑을 이루길 갈망하는 다섯 남녀는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른다.

‘멜로드라마’는 사랑과 불륜의 경계를 명확히 가르지 않는다. 관객이 등장인물 어느 누구에게도 손가락질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등장인물들이 쏟아내는 삶에 바탕을 둔 대사들은 가슴에 와 닿아 공감대를 형성한다. “가족이 우습니? 사랑해서 결혼하면 결국 또 가족이 되는 거야.”, “담배 끊는다고 끊어지니? 평생 참는 거지. 결혼했다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끊어지냐고.”

한편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는 처음으로 17세 이상 관람 가능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시간이 될 것이다.

R석 2만원, S석 1만원. 금 오후 7시30분, 토 오후 7시. (☏042-61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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