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까지 대청호미술관에서 ‘福’주는 우리 그림전

선인들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정초에 민화를 나누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민화를 방안에 붙여 액운을 막고 무병장수하며 좋은 일만 들어오길 바랬다. 다산, 출세, 건강, 부부금실, 행복 등 복을 가져다 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민화는 행복을 기원하는 그림이다.

대청호미술관이 기축년 첫 전시로 21일까지 여는 ‘‘福’주는 우리 그림전’은 선조들이 남긴 민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마침 오는 9일은 정월대보름이어서 다양한 민화를 보며 새해의 소망과 건강을 빌어볼 만하다. 화폭 가득 화려한 색채와 활달한 붓질. 인생을 긍정하는 즐겁고 유쾌한 기운이 전해오는 듯하다.

이번 전시는 가회민화박물관의 소장품 중 모란꽃과 물고기 등을 소재로 한 조선 후기 병풍과 액자 등 26점의 민화작품을 선보인다.
부귀(富貴)를 상징하는 각종 모란도(사진), 꽃·나무·새·짐승들을 한데 모아 놓은 화조도(花鳥圖)는 민화 중에서도 가장 색채가 화려하다. 화조는 부부의 금슬과 집안의 화평을 상징한다.
물고기들이 어울려 다니는 세계를 마치 수족관을 들여다 보는 느낌으로 그린 어해도. 한 번에 수천 개의 알을 낳는 물고기는 다산의 상징물로 알려져 왔다. 해초, 꽃나무, 바위, 메기, 게, 새우 등과 함께 등장하는 어해도는 일정한 구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게 그려져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해탈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장생도는 장수의 상징물들을 그린 그림으로 해, 대나무, 구름, 학, 소나무, 물, 거북, 돌, 사슴, 불로초 등을 그린 십장생도와 다섯 봉오리의 돌산과 파도, 소나무를 배경으로 해와 달이 떠 있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등이 있다.

출세를 상징하는 닭 그림은 전통적으로 호랑이 그림과 함께 정초에 벽사초복의 뜻을 담아 대문이나 집안에 붙였던 세화의 일종으로 직접 그리거나 목판으로 찍어서 사용했다. 닭은 새벽을 알리는 길조로 대접을 받아 왔으며 12지(十二支)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날개가 달린 짐승이라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심부름꾼으로 여겨졌다. 수탉의 붉은 볏은 그 이름이나 생김새가 벼슬과 같아 벼슬을 얻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민화 가운데 산수화에서는 금강산, 관동팔경, 고산구곡, 화양구곡, 제주도 등 우리 산천을 소재로 다룬 것과 무이구곡, 소상팔경과 같이 중국 산수를 다룬 것이 있다.

병풍으로 꾸며서 객실이나 사랑방용에서 사용한 산수화 중에는 중국의 무이구곡이나 소상팔경을 그린 작품이 많은데 전통적인 산수화 기법인 수묵화를 흉내 낸 경우도 있다.

전시된 소상팔경도 8폭 병풍은 중국의 소수와 상수가 합쳐지는 동정호 주변 경치를 그린 것으로 실제 소상팔경을 그렸다기 보다는 상상으로 그려낸 것이다.

이런 민화 외에도 삼국지의 명장면을 생생하게 담은 삼국지 8폭 병풍 등도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청호미술관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전통 민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043-251-3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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