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을 이어 온 속풀이 ‘명품’
9년을 이어 온 속풀이 ‘명품’
  • 신홍균 기자
  • 승인 2008.09.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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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수곡해장국
   
 
  ▲ 청주 수곡해장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고기 해장국·국내산 돼지 짜글짜글·황태 해장국.(왼쪽부터)  
 

해장국. 사전적 의미로는 ‘숙취를 푸는 국’이라는 뜻을 지닌 국을 말한다.

지금의 해장국은 단지 술로 지친 속을 달래기 위한 술국 만이 아닌, 든든한 한 끼 식사로의 역할에도 제격이다.

지금 소개하는 ‘수곡 해장국’은 그런 해장국 집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몇 안 되는 맛집 중 하나다.

사실 수곡 해장국은 새삼 소개가 필요 없을 만큼, 지역에서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곳이다.

대표적인 메뉴는 소고기 해장국과 황태 해장국(5천원). 소고기 해장국의 경우 술꾼들이 말할 때 이런 해장국 류가 갖춰야 한다고 하는 기준인 ‘뜨겁고도 시원하며 얼큰하면서 속이 확 풀리는, 풍부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박선희 대표(49·여)가 진부령에서 갖고 오는 황태 머리를 주 재료로 다시마와 멸치에, 고추·양파·깨소금·육수 등으로 만든 이 집 만의 다진 양념 등을 넣고 푹 끓여 내오는 황태 해장국 역시 개운하면서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밑반찬인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박 대표가 손수 담가 손님들에게 내 놓는다.
2000년 개업한 이래 변치 않는 맛도 맛이거니와 지금까지 한 번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수곡 해장국의 자랑거리다.

2년 전 메뉴에 추가해 술안주로 인기가 높은 ‘국내산 돼지 짜글짜글(中 1만5천원·大 2만원)’도 시작할 당시와 비교할 때 고기 값이 ㎏ 당 2천원 가량 올랐지만 이 역시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음식 맛 때문에 이 곳은 식사시간이면 항상 손님들로 북적거리지만, 박 대표의 화통한 인심 또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촉매다.

박 대표는 손님들이 달라는 만큼 더 주는 건 물론, 어려운 사람이 찾아오면 그냥 두고 못 보는 ‘손 크면서도 따뜻한’ 사람이다.

해마다 명절이나 어버이날 등이 오면 혼자 사는 노인들과 지역 노인정의 노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다. 100여 명 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지만 전혀 마다함이 없다.

돈이 없어 식대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다음에 갚으라며 등을 떠밀기도 다반사라고 한다.

“제대로 된 음식점이라면 다 하는 일이지만 저 역시 남은 식재료를 다시 쓰거나 하는 일은 없어요. 국물 맛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사골 우려내는 냄비는 불을 꺼뜨린 적이 없고요.

(외상 손님에 대해 묻자) 음식 값이요? 정말 돈이 없어서 그렇다는 데 어쩌겠어요. 형편 딱한 사람한테 독촉할 수도 없고. 대신 있는데 안 주고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한테서는 꼭 받아내요.”
소고기·황태 외에 선지·콩나물 해장국(4천원), 소고기 전골(2만5천원), 사태살을 쓴 묵은지 김치찌개(大 2만원·中1만5천원) 등도 별미다.

더위 탓에 잃은 입맛을 되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픈 맛집 ‘수곡 해장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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