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미술관 25일까지 가정의 달 기획 ‘나무소리’展

행복의 첫 단추는 ‘화목한 가정’이며, 이는 가족나무(Family Tree)의 뿌리가 튼튼하고 가지가 건강하고 힘차게 뻗어나올 때 생겨난다.

나무가 씨를 내려 싹을 틔우고 자라는 성장과정이 기쁘고 힘들고 어려운 때를 함께 하며 성장하는 가족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았다.

어려움을 이겨내며 열매를 맺는 나무가 들려주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등 세상살이의 지혜를 조곤 조곤 담은 가슴 따뜻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대청호 풍광 한가운데 자리잡은 청원군립 대청호미술관에서는 가정의 달 기획전 ‘나무소리’를 25일까지 전시한다.

이번 전시회는 가족의 행복을 주제로 각기 다른 조형언어와 표현방식을 소유한 오순환, 김정호, 신하순 작가의 한국화 13작품, 서양화 26작품, 조소 2작품 등 40여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신하순 작가는 일상을 통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순간, 혹은 잊고 지내왔던 추억, 그런가 하면 일상이 주는 익숙함을 붓끝으로 정지시켜 행복한 추억으로 되새김질한다.

절제를 통한 생략기법을 통해 배경이나 인물을 표현하면서도 사선이나 수평 구도 등 다양한 구도를 통해 그림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휴일-가족나들이’는 타들어가는 저녁놀을 대신하는 모닥불이 주위를 밝히자 탁자 주변에 옹기종기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모여앉아 단란한 추억 쌓기를 시작하자 굴뚝의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신 작가는  “○월○일. 일요일 맑음. 아침 일찍 엄마는 햇빛이 좋다며 빨래를 널고 누나와 나는 통에 물을 받아 신나게 물놀이를 하는데 늦잠꾸러기 아빠는…” 식의 가족의 일상적 이야기가 끊임없이 전개돼 동화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오순환 작가는 꽃과 나비춤을 소재로 온화하면서 소담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포옹한다.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꽃’은 그가 추구하는 세계의 중요한 매개체로 파스텔톤의 화사한 색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과 행복감에 빠져들게 한다.

그런가하면 나비춤은 가족의 즐거운 한때를 나타내듯 삶의 신명을 부추긴다.

오 작가는 가족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만큼 풍성하게 과일이 담긴 광주리를 안은 부부와 두 남매의 미소 가득한 작품 ‘가족’은 보는 이 마저 금새 몽환적인 행복감에 젖게 한다.

김정호 작가의 작품방은 숲속에 온 듯한 청량감과 자연의 냄새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작가는 사슴과 나, 자연, 연인과의 사랑 등의 소재들을 통해 버젓한 의지처를 외면한 채 신기루를 쫓듯 다급한 현대인들의 황폐함과 회의감, 어수룩함의 탈피를 제안한다.

그림속에 자주 등장하는 뿌리와 가지를 생략한 통나무는 부유하는 현대인들에게 근원에 대한 깊은 사색을 요구한다.

작품 ‘방랑자여’는 객이 낯선 고독을 천연스럽게 즐기는 낭만을 바이올린이라는 소품을 통해 노래한다.

캔퍼스 위에 아크릴릭을 통해 강렬하면서도 진한 색감으로 마치 숲 속 가운데에 있는 몽한 속으로 사람들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장희정 학예사는 “세 작가는 이처럼 평범한 일상에서 내재적인 깊은 잠재의식에 이르기까지 양감으로 질감으로 혹은 선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일정한 조형의 틀에 담아내고 있다”며 “자연이 주는 설레임과 신선함을 연상시키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과 인간의 섬세한 교감을 통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043-251-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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