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시니어클럽 ‘나눔의 향기’ 신수호 판매팀장

노후 생활의 즐거움을 일하는 데서 찾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

노인정이나 공원이 아닌 일터에서 보람을 찾으며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경험도 없고 정보가 부족한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얻기부터 일하는 과정까지 어려움에 부닥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해 손과 발이 돼주는 ‘수호천사’가 있다.

우암시니어클럽 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재활용 가게 ‘나눔의 향기’에서 효녀노릇을 하고 있는 신수호 판매팀장 (45·여).

나눔의 향기는 지역 주민과 노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나눔과 되살림을 실천하는 행복공간으로 지역 노인들이 직접 운영하고 지역주민들이 지원하는 특별한 가게, 노인들의 꼼꼼한 손길로 헌 물건이 새 생명을 찾는 되살림 가게,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되돌아가는 나눔의 가게, 수익금은 노인복지사업과 지역복지사업에 전액 사용되는 복짓는 가게다.

아침부터 트럭을 몰고 청주 구석구석을 누비며 기증 받은 물건을 수거하는 신 팀장은 “어르신들이 환경운동을 하는 셈이죠. 부모님 같은 분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힘이 난다”며 연신 함박웃음으로 트럭을 운전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수거한 물건들은 리폼 사업단에 의해 더러운 것은 세탁하고 고장나거나 떨어진 것은 수선과 리폼을 통해 새로운 물품으로 재탄생한다.

리폼된 물품들은 나눔의 향기 북문로점으로 향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헌옷, 잡화, 책, 장식품, 음반, 아동용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도 눈에 띈다.

더불어 어르신들이 제작한 친환경 아크릴 수세미, 목욕타월, 덧양말, 향기주머니, 빨래비누, 커텐집게, 명함·카드 수첩, 각종 생활잡화도 판매하고 있으며 수선도 해준다.

나눔의 향기 북문로점은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어르신들이 시간을 조정해 가며 일주일에 두 번씩 출근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하고 있다.

여기서 신 팀장은 물품 수거부터 판매, 홍보까지 온종일 일하시는 어르신들을 돕느라 바쁜 하루를 보낸다.

신 팀장은 “나눔의 가게의 장점은 물품들의 가격이 저렴하고 물건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일반 재활용 가게의 경우 고물상에 물건을 가져다가 팔지만 이 곳은  정성이 담긴 기증자들의 물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며 가게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또 “어르신들이 나와서 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게에서 손님들을 대하면서 대화도 나누고 삶의 보람을 찾는 모습을 보면 나두 힘이 난다”며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있는 우리들이지만 일을 하면서 사실 어르신들에게 오히려 배움과 즐거움을 얻는다”고 말했다.

사실 이 곳은 2년 전 북부시장에서 어르신들끼리 재활용 가게를 운영하다보니 수거작업도 어렵고 홍보도 제대로 할 수 없어 하루 1만원에서 2만원의 수입조차 올리기 힘든 가게 였다.
하지만 신 팀장 등 도우미 3명이 투입되면서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돼 지난 1년을 열심히 일한 결과 월 8천개 이상의 물품이 수거되는 등 다양한 물품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면서 흑자를 내고 있다.

신 팀장은 “지금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처음에는 홍보 부족으로 기증하시는 분들이 없었다. 이런 재활용 가게를 통해 버려지는 부분이 재탄생하고 수익금은 어르신들이 사회에서 내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쓰여지니 일석이조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리지 말고 기증해 달라”며 “수익금으로 어르신 한분이라도 더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홍보부족으로 지역주민들의 기증이 없었지만 지금은 지나가다가 전화주고 새물건도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나누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기증과 함께 내 부모와 같은 어르신들을 돕는 착한 소비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공간뿐만아니라 오고 가는 어르신들의 사랑방과 쉼터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나눔의 향기 공간에서는 기증자와 도우미, 어르신들이 더불어 삶을 배워간다.

6월 초 나눔의 향기 봉명점이 문을 열 계획이다. 올해 발족한 리폼사업단이 제작한 물건을 가지고 직접 장사에 나설 예정이다.

신 팀장은 “재활용 매장을 늘리기가 쉽진 않지만 우리 어르신들과 가게를 잘 운영해서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작은 바람의 뜻을 전했다. (☏043-256-022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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