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유도 선구자’ 박종학 교수를 만나다’

“25년 간의 환희와 애환을 훌훌 털어 버리고 가겠습니다.”

1981년 9월5일 세계유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 당시 한국 모든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71㎏급 결승전에 진출한 박종학(전 청주대 교수)은 자신이 한국유도 사상 첫 세계대회 금메달을 따리란 생각보다 1년 전 세계군인유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빼앗아 간 디오(프랑스)에게 복수의 기회를 져 버릴 수 없었다.

긴장한 탓인지 디오의 기습적인 오른쪽 업어치기에 효과를 뺏기고 말았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던 박종학은 깨끗한 누르기 한판으로 한국 유도를 세계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박종학이 세계 정상을 차지한 후 충북 유도는 전기영, 조인철 등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하며 한국 유도를 이끌었다.

한국 유도를 얘기할 때 언제나 처음을 회자되는 박 교수가 한국에서 25년 간의 지도자생활을 뒤로한 채 국립대만체육대학교 교수로 초빙돼 오는 20일 출국한다.

박 교수는 “1982년 청주대에 유도부가 창단된 뒤 1983년 처음 부임해 왔다”며 “청주대에서만 25년을 근무했지만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25년 간의 환희와 애환을 훌훌 털어 버리고 대만체육대학교 교수로 가기로 했다”고 모교에서의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교수는 지난해 12월5일부터 24일까지 대만올림픽 국가대표팀이 청주에서 전지 훈련을 하던 중 기준안 대만 유도협회 전무 및 국립대만체육대학 총감독으로부터 “대만체육대학 교수로와 체대학생 및 국가대표 총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심 끝에 이를 수락했다.

초빙 조건은 정년 65세를 보장받는 것은 물론 앞으로 올림픽에서 성적이 좋을 경우 5년 연장해 70세 정년을 보장받는 조건이다.

박 교수는 “대만에서 제3의 인생을 살겠다”며 “아직도 81년 세계대회 금메달을 획득했던 순간이 생생하다. 금메달을 획득하기 전까지 노력했던 마음으로 앞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전기영, 조인철, 송대남(현 국가대표·청주대 졸) 등이 충북 유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도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선 도내 각 시·군 초·중등학교에 1개 팀씩은 있어야 한다”며 “경쟁을 하지 않으면 게을러져 안 되는 만큼 충북유도회가 이를 위해 적극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사실 10여 년 전부터 국내 2개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국내 다른 대학으로 가는 것은 의미가 없고 모교에서 할 일이 더 있다는 생각에 거절했다”며 “이제 더 큰 뜻을 품고 한 대학보다는 나라를 상대로 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만 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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