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김덕룡, 이부영, 손학규 의원 등 개혁파 중진과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최근 `튀는 행보’가 여권의 정계개편 의도와 맞물려 `개혁신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세우고있다.

당 지도부는 특히 당내 일정한 지분을 갖고 있는 김덕룡 의원이 이 총재를 `3김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당적 이탈과 개헌을 위한 여야협의기구 구성을 제의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이 여권과 은밀히 교감, 정해진 수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의구심에서다.

특히 이부영, 손학규 의원이 각각 민주당 개혁파 중진인 김근태 최고위원과 최근 회동한데 이어 김덕룡 의원이 지난 21일 개헌문제를 주제로 민주당 개혁파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 초청강연에 나서려다 막판에 취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당수뇌부의 긴장은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를 연상케 할 정도로 고조돼 있다.

이회창 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25일 “김 의원이 최근 여권 실세인 민주당 정균환 의원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겠느냐“며 강한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김덕룡, 이부영 의원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개혁파 초재선들을 한 데 묶어 개혁신당을 창당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한 당직자도 “과거 `제3의 정당’이라면 영남신당 창당 쪽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개혁신당 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면서 “극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손 의원은 “당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일 뿐 탈당이나 신당 창당에는 관심이 없다”고 주장한다.

당수뇌부는 이들 세 중진의 지향점이 서로 달라 하나의 세력으로 조직화하기엔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만약의 경우에 대비, 이들을 추종하는 원내외 위원장들의 규모와 동태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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