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지방분권 정책 필요성 인정하면서
수도권 규제 등 지역대립 사안 견해차 뚜렷
현정부 지방분권 정책 필요성 인정하면서
수도권 규제 등 지역대립 사안 견해차 뚜렷
  • 김영재 기자
  • 승인 2007.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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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 서면 인터뷰>

본보가 지령 2000호를 맞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노회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등 대권주자들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들은 한결같이 세종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이름)의 성공적인 건설을 바랬다.
그러나 지방분권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추진 등 현정부 관련 정책에 대해선 개인에 따라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특히 수도권 규제, 정부의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 증설 불허 등 지역적 이해충돌을 빚고 있는 사안에 대한 질문에서는 소속당과 출신지, 개인성향에 따라 답변이 극명하게 달랐다.

일부는 전제조건을 다는 식으로 이 질문에 대한 확답을 조심스럽게 피해갔다.

▲ 참여정부 지방분권정책

여권 대표 주자인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에 대해 높게 평가했지만 야권 주자들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방법론에 있어 이견을 나타냈다.

야권 주자들은 그러면서 나름대로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을 이끌 해결책을 제시했다.

김근태 의장은 지방분권정책에 대해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토 균형발전과 함께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참여정부 성과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김 의장은 또 “분권화는 궁극적으로 중앙권력을 축소함으로써 지역주의를 동원하는 중앙정치 권력을 둘러싼 경쟁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비록 급하게 수행됨에 따라 토지보상금으로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문제가 있었으나 이 계획은 10여년에 걸쳐서 수도권 인구 200만명을 흡수할 수 있으며 갈등 비용은 이미 다 치렀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은 또 “향후 지방은 권역별로 경쟁력이 있는 경제단위를 형성해야 한다”며 남해안권(경남·전남·제주), 서해안권(전북·충남), 중부내륙권(충북·경북), 환태평양권(강원·경북) 등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는 “현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했지만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손쉬운 방법에만 의존했고 공공기관 이전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며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은 각 지방이 스스로 특성에 맞춰 자생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투자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U자형 국토개발’과 ‘대전-대구-광주를 잇는 내륙삼각거점개발’ 등의 구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참여정부가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취했지만 인위적으로 나누고 떼어 줘 결과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고 혹평했다.

손 전 지사는 “정부부처에서 찔끔찔끔 나눠주는 모습을 보이니 서로 중앙정부에다 충성하는 경쟁을 하려한다”며 “균형발전을 하려면 각 지방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을 통째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의원은 “참여정부가 지방분권을 국정과제로 선정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지방분권의 핵심은 정치적 민주주의 확산과 재정분권”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정부의 신개발주의 정책에 기반을 둔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의 남발로 지역간 이기주의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수도권 규제

수도권 규제에 있어서도 여당과 야당, 특히 한나라당 대권주자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여당 주자인 정동영 전 의장은 현재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효과가 나타난 후에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야당 주자이면서도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 집중 억제는 계속돼야 한다며 한나라당 소속 주자들과 다른 강경 의견을 냈다.

김근태 의장은 “기본적으로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기본 축을 흔들어선 안된다”면서도 “필요하거나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결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의장은 “무조건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게 아니라 투자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재계가 적극 나설 경우 반대급부로써 수도권 규제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정동영 전 의장은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효과가 가시화된 이후에 규제위주의 현행 ‘수도권 정비계획법’체제 전면 개편을 통한 중앙정부와 수도권, 지자체가 협력하는 계획관리체제 전환 방법을 제시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수도권과 지방 발전은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상생의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안이 있으면 수도권 규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또 “수도권 개발에서 얻은 이익을 지방개발 자금으로 돌려 지방정부의 재정을 지원하는 ‘Rebuild Korea Fund’를 검토해 볼 수도 있다”고 방법을 소개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수도권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워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수도권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수도권 규제를 통해 규제분만큼 지방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수도권 규제를 통해서 지방에 공장 몇 개가 갔는지 실제로 따져봐야 한다”고 도 했다.

노회찬 의원은 “수도권의 초집중화 현상은 각종 문제를 초래했고 이후로도 그럴 것”이라며 “현행 수도권 규제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지역균형발전과 국토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수도권 개발은 억제돼야 하고 비수도권에 대한 균형정책은 필요하다”고 지지 발언했다.

노 의원은 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2단계 지방균형발전 구상은 외부자본에 의한 지역개발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지방주민들을 소외시킨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고 구체적인 방안 결여로 현실적으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 세종시 건설

세종시 건설에 대해선 여당과 야당 구분 없이 모든 대권주자들이 협조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당초의 계획대로 추진돼야한다는 것으로 손학규 전 지사는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따라서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기우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며 흐름도 당장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근태 의장은 “세종시 건설은 참여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지방분권정책과 함께 수도권 과밀화해소와 국토균형발전 전략의 기본 축”이라고 소개하고 “흔들림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시행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합의에 따른 사업추진을 위해 다양한 참여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지방균형발전의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면서 “행정수도를 헌재에 제소한 정당이 어디고, 몸싸움까지 하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 저지에 나선 정당이 어디고, 행정복합도시 폐지법안을 낸 당이 어디인지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한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가 당 대표로 재임할 당시 당이 큰 아픔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결단으로 통과시킨 결과물이라며 “정말 큰 의가 있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족기능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대전-세종시-오창을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과학교육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놨다.

손학규 전 지사는 “경제적, 문화적인 영토를 넓히는 ‘광개토전략’을 실천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3∼4개의 대도시권, 광역경제권으로 구분하는 국토공간계획을 갖고 있다”며 “공주 등 금강권을 교육과 문화 중심의 권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세종시도 주변 지역과 연관성이 단절된 단순한 행정타운이 아니라 인근지역의 발전 방향에 맞게 그 역할과 기능을 조정해 확대 발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회찬 의원은 “충청권의 수도이전이 우여곡절 끝에 인구 50만의 세종시로 탄생하게 됐다”면서 “처음 수도이전을 놓고 벌였던 치열한 공방인 만큼 계획하고 건설하는 과정도 국민적 관심 속에 이뤄져야 한다”고 바랬다.

노 의원은 “정치적 합의와 정당한 국회 입법절차를 거쳤다는 측면에서 차기정권에서도 추진되는 게 타당하고 이미 투여된 예산과 토지수용 등 애초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정치권의 당리당략을 떠나 착실하게 추진돼 한다”고 당부했다.

노 의원은 한편으로 “‘세종’이란 도시명칭조차 모르는 국민들이 있을 만큼 관심도가 떨여져 아쉽다”고 말했다.

▲ 개헌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추진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보였다.

노회찬 의원을 제외한 야당 주자들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 시기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어 적절치 않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이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은 국정안정을 위함”이라며 “4년 중임제가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과 올해가 그 적기라는 사실은 이미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20년이 지나야 다시 기회가 오기 때문에 다음 정권에서 (개헌)하자는 주장은 실질적으로 개헌을 하지 말자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과 같이 필요하다면 개헌 범위를 넓혀서 논의하는 문제를 열어놓고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개헌시점과 관련된 논란이 문제지만 이는 헌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발의하면 국회에서 심의하고 국민에게 최종적으로 묻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따르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또 “토론도 하지 않겠다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의 ‘침묵의 카르텔’은 헌법문제를 정치적 도구로 판단하는 극단적 정치주의며 권력지상주의”고 비판하고 “모든 최종적인 판단은 국민에게 있다는 원칙을 정치권을 존종하고 실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연임제 개헌은 소신”이라며 동의했지만 시기를 문제삼았다.

박 전 대표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 살기가 어렵고 나라상황이 좋지 않은데 지금 개헌 논의는 적절치 않고 대부분의 국민들도 맞지 않다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개헌 문제는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밝히고 다음 정권에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손학규 전 지사도 문제 제기 과정을 지적했다.

손 전 지사는 “원칙적으로 개헌 논의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원포인트 개헌도 쉬운 것부터 하자는 면에서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손 전 지사는 “여야가 오직 국가의 장래만을 놓고 개헌을 생각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국민들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느끼게 내놓았고 국민들의 정치적 불신을 더 고조시킬 요소가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반대 배경을 설명했다.

노회찬 의원은 제안시기, 제안방식과 함께 특히 ‘동시선거’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노 의원은 “한국정치개혁의 핵심은 각 정당이 정강정책을 놓고 경쟁하며 국민 지지율에 따라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정당정치, 책임정치를 안착시키는 것”이라며 “개헌이 아니라 선거구제 개편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선거구제 개편 없이 대통령 임기만 바꿀 경우 한국정치는 오히려 후퇴한다”며 “단계적 개헌이 아니라 한꺼번에 ‘포괄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불허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 증설 문제는 충북도와 경기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정도로 정치권에서 섣불리 의견을 낼 수 없는 ‘뜨거운 감자’.

때문에 이 질문에 많은 대권주자들이 전제조건을 달거나 가정법을 사용하는 등으로 핵심을 비껴갔다.

손학규 전 지사만이 정부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단호하게 비판했다.

그렇지만 손 전 지사도 충북도를 의식한 듯 창출된 이익으로 청주공장에 투자할 수 있지 않느냐는 답변을 했다.

김근태 의장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는 국토균형발전을 대단히 소중한 가치로 알고 국정을 운영해왔다”며 “수도권 규제완화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원칙하에서 논의돼야 하며 정부 역시 이러한 전제로 (이천공장 증설) 문제를 논의하고 (불허) 결정했을 것”이라고 찬성입장을 나타냈다.

김 의장은 “지방분권정책과 세종도시는 균형발전 전략의 일환”이라고도 소개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균형발전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완화라는 차원의 정부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6천개의 일자리 창출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경기도 입장을 거들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반드시 국내에 증설토록 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이천이든 청주든 국내에 남아서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서 지역경제와 국가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가뜩이나 투자부진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사업이 지연되거나 해외로 나가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기업이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하이닉스가 정부의 간섭으로 결정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아직까지도 기업이 하는 일에 일일이 간섭하는 게 60·70년대 그리고 늦어도 80년대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손 전 지사는 “하이닉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면 거기서 생기는 국부만으로도 하이닉스 이전 대상지로 꼽히는 곳에 지금 공장 이전하는 것보다 몇배 더 투자할 수 있다”고도 했다.

노회찬 의원은 다른 시각에서 정부의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불허를 지지했다.

노 의원은 “하이닉스 불허는 수도권 규제정책의 고수라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사회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노 의원은 “정부의 이천공장 증설 불허는 수도권 규제정책의 고수라는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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