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 이 주일이 지났다. 뒤늦게 우리 말 우리글에 대해 쓰게 됐지만,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이야기는 평소에 항상 아름답게 갈고 닦아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한글날이 되면 잠시 하루 우리말과 글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하고 지나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수열 선생이 평생을 우리말을 아름답게 다듬고 바로쓰기 위해 노력해온 결실로 약7년 전에 펴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말 바로 쓰기’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우리가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못 쓰고 있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외래어가 마구 쏟아져 나와서 본래의 뜻과 너무나 엉뚱한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들이 참으로 많다.

요즈음 방송 중에 대담을 할 때나 길에서 즉석 질문을 할 때 보면, ‘너무’라는 말을 잘못 사용하고 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무’라는 말의 본래 의미는 지나치다는 말이다. ‘너무 크다’, ‘너무 작다’, ‘너무 좁다’, ‘너무 넓다’, ‘너무 짜다’, ‘너무 싱겁다’ 등 적절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한결같이 ‘너무 좋다’, ‘너무 고맙다’, ‘너무 아름답다’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같아요’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게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즉석 질문을 거리에서 하면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맛있는 것 같아요’, ‘예쁜 것 같아요’ 등 말의 정확한 표현을 회피하는 뜻을 가진 ‘같아요’라는 말을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다. ‘참 좋아요’, ‘참 맛있어요’, ‘정말 아름답군요’, ‘참 착해요’라고 해야 한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정체불명의 말을 만들어서 쓰고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우리말에 대한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데 대한 짧은 해설들에 아쉬움을 느낀다. 우리 한글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소리글자로 유네스코의 세계문자유산으로 등록된 유일한 문자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마다 세종대왕과 한글을 창제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한글처럼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쉬운 글자도 없다. 또 소리글자로서의 그 우수성은 모든 세계의 학자들과 한글을 접해 본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어떤가. 자기나라 말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외래의 범람으로 아름다운 말과 글이 오염돼 불필요한 외래어를 쓰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부득불 써야 하는 세계적인 용어들을 제외 하고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쓰도록 어려서부터 교육을 하고 훈련을 해야 한다. 꼭 외래어를 써야만 유식한 것 같고 훌륭해 보이리라는 생각은 어리석은 일이다. 게다가 본토에서 사용하는 뜻과는 거리가 먼, 잘못 쓰고 있는 말들이 많다.

예를 들면 ‘눈으로 구경만 한다’는 말로 쓰고 있는 ‘아이 쇼핑’(eye shopping)이라는 말은 ‘눈을 산다’는 뜻이다. ‘윈도우 쇼핑’(window shopping)이라고 해야 한다. ‘공짜로 준다’, ‘무료로 준다’ 는 말도 우리는 ‘서비스로 드립니다’라고 말하는데, ‘서비스’라는 말은 ‘봉사한다’, ‘섬긴다’ 는 뜻을 갖고 있다. 순수한 우리말을 두고도 굳이 영어를 쓰려면 외국인들에게는 그들의 방식대로 써야 그들이 알아듣게 될 것이 아닌가.

청소년들이 쓰는 말을 기성세대가 잘 모르고 기성세대가 쓰는 말을 젊은이들이나 청소년이 못 알아들어서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나라의 백성이 자기나라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아름다운 우리말, 세계의 으뜸가는 우리말을 잘 갈고 다듬어서 온 국민이 아름다운 말을 사용하도록 함께 힘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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