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등 같은 프로그램 매년 되풀이
다양한 행사 개발로 주민 참여 유도 필요

충북예술인들의 ‘최대 예술잔캄를 표방한 청풍명월예술제가 ‘피터팬증후군’을 앓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충북도내 일원에서 열렸던 ‘청풍명월예술제’가 올해도 ‘키’는 자라지 못한 채 ‘나이’만 먹었다.

올해로 48회를 맞은 청풍명월예술제는 ‘상생’을 주제로 40여개의 다양한 공연·전시행사들이 펼쳐졌다. 그러나 충북공예가회원전·청주청소년교향악단 정기연주회·충북대표향토축제·청풍명월영상제·충북음악제·청풍명월시화전 등 대부분의 예술제 프로그램들이 내용적인 측면에서 참신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예년 행태를 답습, 횟수를 늘리는 데 만족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렇듯 이번 예술제가 매년 되풀이되는 똑같은 형식의 행사 일색이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예술제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상생’이라는 주제를 내세웠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특별한 내용이 없고, 침체된 순수예술과 지역문화의 활로를 모색할 만한 행사 프로그램들도 눈에 띄지 않아 행사의 주제마저 무색케했다는 비판이 높다.

그나마 관객들이 찾은 곳행사는 축하음악회로 열린 ‘뮤지컬 속의 뮤지컬’과 뮤지컬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초청공연 등 몇몇 행사다. 초청공연은 냉정히 평가할 때 충북예술인의 고유무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예술제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물론, 충북예술인의 관심이 부진한 것은 행사운영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부분이라는 평가다.

청풍명월예술제는 충북예총이 충북도로부터 1억7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개최하는 행사다. 청풍명월예술제를 운영하기 위해서 별도로 청풍명월예술제집행위원회가 구성돼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행사기획은 충북예술문화정책개발위원회가 맡고 있다.

그런데도 매년 청풍명월예술제가 때가 되면 치러지는 ‘의례적 행사’로 인식되는 것은 집행위와 개발위에 대한 소극적 행사지원과 기획력 부족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개편이 필요하는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예술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계발을 통해 행사운영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하고 집행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풍명월예술제가 충북예술인을 위한 잔치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충북도민들에게 충북의 문화예술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문학·음악·미술 등 개별적으로 열렸던 여러 행사들을 연계하거나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충북예술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참신한 주제 선정과 기획력이 바탕이 되지 않은 채 충북예술의 특색과 무관한 행사로 일관한 예술제는 충북도민은 물론 지역예술제로서의 경쟁력을 잃기 마련이다.         

충북지역의 한 예술인은 “예술제에 작품을 내는 지역 작가들조차 참여가 부진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술계 관계자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는데 충북의 문화행정은 별반 달라지는 게 없다”며 “전형적인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청풍명월예술제가 변화하려면 주최측의 참신하고 차별화된 기획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충북예총 관계자는 “예술제에 대한 홍보가 미흡했지만 예년보다 많은 관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며 “요즘은 동네마다 축제를 하다보니까 순수예술제가 묻혀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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