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여러 시민단체 상근자 가운데 가장 ‘튀는’ 인물로 점찍혔던 신세대가 15일 열린 MBC 신인개그맨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먹었다.

지난해 말까지 청주경실련 말단 간사로 근무했던 이은호(25·충북대 경제과 중퇴)씨. 이 씨는 지난 8일 시작된 MBC신인개그맨 선발대회에 ‘남들 웃겨보려고’ 출사표를 던져 500대1의 경쟁을 뚫고 16일 오전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아 서세원과 남희석, 최양락, 임하룡, 서승만 등 쟁쟁한 계그계 ‘CD라인(충청·대전출신 계그맨)’의 맥을 잇게 됐다.

이번 선발대회에 들고 나간 레파토리는 ‘어눌 개그’.

탤런트 차태현과 정우성, 컨추리 꼬꼬를 재료 삼아 심사위원단이 ‘뒤집어지는’ 풍성한 개그 상차림을 차렸다.

당초 이 씨는 뮤지션의 꿈을 다듬어왔다.

싱어 송 라이터와 기타리스트로 음악계 진출을 준비하던중 개그맨 선발대회 소식을 접했고 평소 친구들 웃기던 실력으로 무작정 출전해 대어를 낚았다.

현재 청주경실련 대표인 은사 조수종교수(충북대 경제과)의 소개로 99년부터 이 단체 간사로 일할때도 천방지축의 끼를 주체하지 못해 어수선한 사무실 분위기를 연출했고 지난해 초 복학서류를 제때 학교에 제출하지 않아 제적처분을 받았다.

그래도 싱긍벌글하던 이 씨는 급기야 지난해 말 청주경실련 상근자 감축 대상에 올라 본인의 의지와 무관한 ‘선의의 퇴출명령’으로 시민단체를 떠나야 했다.

경실련에서 더 일하고 싶다고 사정했으나 이두영 사무처장(36)은 “이 길은 너의 길이 아니니 하루빨리 적성에 맞는 연예계의 길을 찾아보라”며 등떠밀어 내보냈다.

그 후에도 이씨는 탁월한 만화솜씨로 청주경실련 회보인 ‘당간마당’에 4컷 만화를 연재해 왔고 오는 28일 창립 7주년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한판 ‘쇼’를 벌이기로 예약했었다.

아무리 바빠도 그 약속은 꼭 지킬 예정.

청주의 시민단체 상근자들은 행사 뒷풀이 노래방에서 온갖 귀여움을 다 떨던 이 씨의 탁월한 개인기를 이제 TV 브라운관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됐다.

현재 서울 외갓집에 머물고 있는 이 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열심히 배우고 정말 겸손해질 겁니다”라며 “제 휴대폰에도 ‘겸손
하자’라고 써놨다니깐요”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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