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위기를 알리는 성명서가 나왔다. 인문학 살리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성명서 발표 이후 각종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돈 되는 학문 쪽으로 지원도 몰리고 사람들도 몰리기 때문에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다. 충북만 하더라도 ‘바이오’, ‘첨단산업밸리’라는 이름으로 인문학의 힘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충북학연구소만 하더라도 예산이 쥐꼬리만 하다. 연구원도 한 명이다. 실용학문의 분야와 멀기 때문에 인문학 관련 지역대학 연구소가 죽어가고 있다. 신지식인 이미지와 인문학은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과연 충북의 미래를 생각하여 볼 때, 인문학을 무시해도 될까. 아니다. 첨단지식 산업을 통한 충북 잘 살기에는 인문학 곧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한 지역인문학 없이는 정체성을 가질 수 없다.

최근 국제경쟁력을 고려하면, 인문학 지식을 동원한 개발과 지속가능성 분야가 성공한다.

기업에서 제품과 기술, 그리고 마케팅전략 등을 개발할 때도 인문학 지식과 상상력이 동원되어야 명품 브랜드가 탄생한다. 인문학의 감각과 유연성 없이 품격 높은 미래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없다. 충북의 미래경쟁력을 위해 21세기 현실을 감안하여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지방정부는 충북학연구소를 새롭게 개편하여 인문학의 활력을 통해 충북다운 제품과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싱크탱크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지역에 있는 인문학연구소를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지역에 있는 인문학 전문가도 반성해야 한다. 인문학의 본질도 중요하지만 인문학의 확장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인문학의 지역사회 소통과 접속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앞선 인문학 지원책은 도지사, 시군단체장들의 인문학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관심과 특단의 대책을 바란다. 당장 표와 인기에는 거리가 있지만 진정한 지도자의 평가 덕목에서는 분명 높은 박수를 받을 것이다. 직지 연구 등에 기금을 마련하고, 충북 유무형 문화재 체계화에 사업비를 책정하고, ‘의암집’ 등 번역사업에 재원을 배정하고, 인문교육 강화에 후원자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야 한다. 힘든 일이다. 힘들기에 혁신적 마인드가 요구된다.

지역언론에서도 지역인문학 살리기 특집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 선상에서 다루어야 한다.

충북 시군마다 인문학 유산에 대한 탐색 방향과 문제점을 짚어야 한다. 지역문화예술계 종사자들 역시 해법을 제시하고 지방정부와 지역대학이 연계하여 인문학의 토양을 기름지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문기초과학은 지역에서 죽은지 오래다. 전문가가 없는지 오래다.

지역인문학은 지역문화환경을 연구하는 학문의 기초다. 열린 사회로 나아가는 토대적 인간학이다. 인간다운 세계의 종합적 처방학이다. 첨단과학의 병폐를 조율할 수 있는 유일한 치유학이다. 지역이 아름답고 지역 사람들이 오래도록 건강하려는 지역인문학의 꽃이 잘 피어 있어야 한다. 지역 기업체에서도 인문학 살리기에 기부해야 한다. 있는 사람들의 미덕을 지역인문학 살리기에 보태주길 바란다.

충북학연구소의 충북 연구지원금을 따져보라. 인문학의 창의성 연구 없이 충북문화의 문화콘텐츠 가능성도 없다. 지역 인문학 대학 교수들도 과감한 구조조정과 미래 충북문화의 경쟁력을 위한 인문학 연구와 실용성을 부각시켜야 한다. 충북지역 인문학자의 모임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장을 갖자고 제안하고 싶다. 충북학회(가칭)가 필요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