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코스피에 예탁금 급감…빚투는 꾸준히 '우상향'
증시대기자금 80조원 아래로 하락…신용거래융자는 26조원 후반대로 최대치 경신 계속 ETF, 안전자산 상품 인기…美 주식 순매수는 전주보다 소폭↓, 기술주 인기 추세 여전
2025-11-22 충청매일
한국 증시가 코스닥 4,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증시 대기자금이 대폭 줄어 80조원선이 무너졌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7일 85조9천448억원이었다가 다음 날(18일) 79조6천615억원으로 급락했고 가장 최근치인 20일에는 78조2천120억원까지 내려갔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잔액의 총합으로,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에 비례해 불어난다. 변동장 국면이 투자 심리에 일부 압박을 주면서 투자에 쓰이는 ‘실탄’의 전체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잔고는 연일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4일 26조4천33억원이었다가 20일에는 26조8천471억원까지 치솟아 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최근 조정장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레버리지(대출) 투자 수요가 계속 느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변동장 여파로 채권 등 안전자산 상품의 인기가 돋보였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가장 순자산 유입이 많았던 ETF는 채권 기반의 ‘KODEX 26-12 금융채(AA-이상) 액티브’ 상품으로 4천216억원이 추가로 몰렸다.
순자산 유입 2위와 3위는 미국 주식 ETF인 ‘TIGER 미국 S&P500’(2천488억원)과 ‘KODEX 미국나스닥100’(1천336억원)이었다. 이어 다른 대표 안전자산인 금(金)을 토대로 한 ‘ACE KRX금현물’(1천227억원)이 4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조정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연구원은 "12월 금리인하의 기대 후퇴와 AI(인공지능) 버블 논란 등이 확대되면서 증시 하방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초단기 자금 시장의 불안이 누적되고 10월부터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 회사)들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등 상황이 겹쳐 단기 유동성이 얇아지는 ‘스트레스’ 현상이 나타나 이번 조정의 근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런 단기 유동성 부담은 11월 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단기 조정은 실제 유동성의 속도 조절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열 해소 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동시에 반도체, 방위산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등 주요 업종은 이번 상황에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및 주가 매력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의 나정환 연구원은 "지금 변동장은 미국 금리 인하의 기대감 감소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올해 12월 이후의 금리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미국 장기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정지)의 여파로 현지 경제 데이터가 안 나온 만큼, 계속 자료가 나와 금리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내다볼 수 있을 토대가 마련될 때까진 조정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한 주(14∼20일) 사이의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직전 주보다 소폭 감소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4억3천500만달러(약 2조1천179억원)으로 전 주(7∼13일)의 15억4천900만달러보다 약 7.4% 줄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기술주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최근 한 주 사이 가장 순매수가 많이 된 미국 종목은 반도체 지수를 증폭해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로 6억9천900만달러(1조302억원)가 새로 유입됐다.
이어 2·3위는 구글 운영사인 알파벳(1억9천300만달러)과 양자컴퓨터 기업인 아이온큐(1억1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