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78.2% 부정 응답…“특화 방화복 도입해야”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소방공무원 10명 중 약 8명이 현재의 방화복은 무겁고 활동성이 떨어져 야외 화재 진압 시 부적합하다고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방화복은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장비인 만큼 야외화재 진압용 방화복의 성능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31일 소방청이 수의계약 형태로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소방관 2천308명 중 1천804명(78.2%)이 야외 화재 진압에 특화된 방화복을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8명꼴이다.

도입 이유로는 산림·야적장 등 야외 화재 현장에서는 장비의 효율성이 떨어져 진압 활동이 힘들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야외 화재 진압용 방화복 도입 시 필요한 성능 기준(복수응답)으로도 ‘경량화’(47.7 %)와 ‘활동성’(4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열방호성’(23.2%), ‘발수성’(19.1%), ‘내구성’(17.3%), ‘통기성’(16.7%), ‘내열성’(15.5%) 등의 순이었다.

반면 도입이 불필요하다고 답한 이유로는 ‘현행 방화복 착용으로도 안전 도움’(9.4%)과 ‘유지·관리의 어려움’(8.6%) 등을 꼽았다.

국내 방화복은 북미나 유럽에 비해 불꽃과 복사열 등의 직접적인 열 노출에 저항성이 있는 원단의 성능 요구 수준이 높아 소재가 두껍고 무겁다.

반대로 땀으로 인한 습기를 의류 밖으로 배출시켜 쾌적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투습저항 요구 성능 수준은 30 이하로 북미·유럽(10 이하)보다 낮다. 투습저항 수치가 클수록 투습이 잘 안 됨을 의미한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 관계자는 “현 방화복은 건물 화재로 인한 화염·폭발 등으로부터 소방대원 보호를 목적으로 성능이 규격화돼 있다”며 “야외 화재 현장에서는 높은 방호 성능이 오히려 대원 활동성 저해와 체력 소모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 야외 화재 방화복을 수집해 객관적 성능 및 주관적 착용 평가 등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야외 화재에 특화된 방화복의 제작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방화복 개발을 위한 국내·외 성능 기준과 기술동향 등에 대한 조사·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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