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지지도 10%대 표심 향방에 관심 촉각
安·金 양자대결 속 여론 조사 결과 박빙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변수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전격적으로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기현-안철수’ 2파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나 전 의원을 향했던 당심이 두 의원 중 누구에게 향하는 지에 따라 선거 승패가 달린 것으로 보인다.

25일 여당에 따르면 현재 선거구도 상 나 전 의원 지지표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반면 일부에선 ‘친윤 득세’에 대한 반발하는 당심이 안 의원에게 옮길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권 도전을 고심하던 나 전 의원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에 나 전 의원에게 향했던 당심이 어디로 이동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연말까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유일하게 30%대로 1위를 기록했던 유력 당권 주자였다.

나 전 의원은 이달 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후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며 ‘반윤’(反尹) 프레임이 씌워졌다. 지지도는 10%대로 대폭 줄어드는 등 지지층 이탈이 심화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2002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에게 당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물은 결과 김기현 의원이 25.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안 의원은 22.3%를 기록해 김 의원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내 접전을 벌였으며, 나 전 의원은 16.9%로 집계됐다.

사실상 ‘김기현-안철수 2파전’으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확보했던 10%대 지지도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모두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 다자대결 구도에서 2위에 그쳤던 안 의원이 김 의원과의 지지도 격차를 좁히고 있는 데다 양자대결에서 김 의원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YTN이 의뢰했던 같은 조사에서 결선투표를 가정해 가상 양자대결을 한 결과 안 의원이 49.8%를 얻어 김 의원(39.4%)을 10.4%포인트차로 따돌렸다.

결선투표 없이 압도적으로 승리하겠다는 김 의원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안 의원 모두 나 전 의원에게 향했던 당심 끌어모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여권에서는 나 전 의원을 향했던 당심이 김 의원에게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내에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유지되는 이상 김 의원에게 표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견해다.

특히 친윤계는 당원들이 2016년 공천 파동 사태가 재연되지 않기를 원하는 것을 알고 윤 대통령과 함께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당대표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공천 파동은 2014년 전당대회에서 친박(親朴) 서청원 전 의원이 아닌 김무성 전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된 후 당내 갈등 확대로 2016년 총선에서 패배했던 사태를 말한다.

이처럼 친윤계가 김 의원을 밀어주면서 안 의원을 적극 지지하지 않는 모양새를 계속 유지할 경우 표심은 당 주류가 원하는 대로 김 의원에게 향할 가능성이 크다. 당내 비윤계 세력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점도 김 의원의 우세에 힘이 실리는 요소다.

김 의원이 계속해서 우세할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율을 넘겨 결선투표제 없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도 나온다.

반면 안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당혹감이 감지된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이 난전을 벌일 때 안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김 의원과 안 의원 간 힘든 ‘2파전’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나 전 의원에게 향했던 ‘친윤 득세 우려’ 당심이 안 의원에게 옮겨갈 갈 경우 결선투표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안철수’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이 연일 우위를 기록 중인 점을 고려했을 때 ‘친윤 일색 지도부’를 견제하려는 표심이 안 의원에게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안 의원 측에서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부각하며 표심 모으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며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서 국민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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