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옥 충북교육청 미래인재과 인문예술교육팀장

 

[충청매일] 다시 불러 보고 싶은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아버지를 천국에 보낸 지 오늘이 꼭 한달째네요. 그 곳에서 엄마와 잘 지내시는지요?

어렸을 적 아버지는 저를 참 이뻐하셨지요. 매일 비행기 태워주시며 앞니 빠진 갈갈이라고, 아침 저녁 밥 먹을 때 마다 아버지 옆자리는 제 자리였고 학교도 입학하기 전부터 제가 밥 숟가락을 뜨면 아버지는 꼭 밥 위에 반찬을 올려주셨죠. 너무나 당연하게 그렇게 매 숟갈 아버지의 사랑을 같이 곱씹어 삼키곤 했죠.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것은 어렸을 때 온 가족이 동막 바닷가로  짐 싸들고 가서 홍합국을 끓여 먹은 일이 있어요. 그때 찍은 가족 사진은 결혼하여 출가한 우리집 거실에서 항상 저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추억의 사진이 되고 있습니다. 그 흑백사진 한 장은 제가 지금껏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주었죠. 왜냐면 사진속의 추억이 삶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죠.

그 시절 아버지는 늘 제게 장난을 걸어오셨죠. 난 장난을 피하려 숨으며 하하호호 웃음이 떠나지 않았구요. 아버지의 지고지순한 사랑 덕분에 지금 이렇게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라는 이름만 불러도 아버지 얼굴만 떠올려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 아버지의 사랑을 하늘만큼 많이 받았기 때문이겠지요.

지난 여름에는 친정집 근처 교회 목사님이 오셔서 세례를 받게 해준다고 하니까 아버지는 순한 양처럼 목사님의 매 말씀마다 아멘아멘하시더니 결국 세례를 받으셨지요. 그 날을 저는 절대 잊을 수가 없어요. 평생 예수 싫다고 너나 잘 믿으라고 하셨던 아버지셨으니까요. 

어려운 살림살이에 자식들 다 대학 보내시고 아버지, 엄마가 못 배워 너희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르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 아버지! 당신의 보살핌과 사랑 덕분에 마음 한구석에는 늘 아버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복이 참 많은 분이셨어요. 천국 가시기 한 달여간 만 집 밖으로 못 나오셨고 그 후 이틀 앓으시다가 천국 가셨으니까요. 아버지가 참 보고 싶습니다. 정말 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나는 건 아버지가 제게 베푼 사랑 때문이겠지요.

아흔의 나이에 한 달 동안 침대에만 누워계셨을 때 아버지는 너무나 순결하고 사랑스럽고 가엾은 어린아이 같으셨죠. 그러면서 제게 그러셨죠. ‘씽씽하던 내가 왜 이렇게 됐나’ 하시길래 제가 그랬죠. 아버지처럼 나이 들면 다 그런거라고. 아버지 얼굴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있을 때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니가 제일 낫다’ 라구요.

아버지 가시던 마지막 날 병원에 누워계실 때 하염없이 ‘아버지 사랑해요,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제가 속삭였죠. 진심으로 아버지를 사랑했으니까요. 그 말을 들으시던 아버지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을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어 목이 메어옵니다. 늘 차가운 한파를 막아주는 따듯한 난로 같았던 아버지, 이제는 천국에서 행복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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