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디즈레일리는 “거짓말에는 세 가지가 있다. 거짓말, 빌어먹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이는 통계가 숫자로 표현되나 잘 못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는 사전적으로 “한데 몰아서 어림잡아 계산함”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확률과 추론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계를 산출하는 사람과 통계 방법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혹자는 통계를 마술에 비유한다. 마술은 마술사가 재빠른 손놀림이나 장치를 활용하여 사람들의 눈을 속인다.

마술과 같이 통계도 통계를 처리하는 사람이 의도한 대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통계의 마술이 지금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소주성(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관련하여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통계 조사 결과 소주성 정책은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소득분포 지표가 더 나빠진 것으로 조사되자 당시 황수경 통계청장을 강신욱 청장으로 교체하였다는 의혹이 일었다.

통계청장이 바뀌고 소주성의 고용 분배 효과를 새로운 방법으로 처리한 결과를 바탕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소주성 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90%가 된다고 발표하였다.

통계 수치가 마술과 같이 통계청장이 바뀌니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거의 4년이 지난 지금 감사원은 2018년 가계 소득 부문의 통계가 왜곡된 것이 아닌지, 그리고 통계청장의 경질이 통계의 마술을 부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에 대하여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통계도 그 마술과 같은 수치로 국민을 현혹한 면이 있다. 국가통계가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되고 조작되었다면 조사하여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발전된 국가들은 증거에 기반한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증거기반 정책은 1997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이 증거에 기반한 정책의 시행 및 평가를 정부개혁의 핵심 아젠다로 제시하면서 관심을 가졌고,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2014년 증거기반정책위원회법을 제정하여 이를 제도화하였다.

이 증거로 가장 중요한 것이 국가통계이다. 증거에 기반하지 않은 정책은 정책의 실패를 가져오고, 귀중한 정부 예산의 낭비를 가져오게 된다.

정부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통계를 조작하고, 왜곡하고, 마술을 부려서 속임수로 국민들을 현혹한다면 그 결과는 정책의 실패 및 공공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의 악순환으로 문제를 키우고 정부 정책을 믿은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통계 숫자로 가난한 서민의 배를 채워줄 수 없고, 부의 불평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에 대한 조사를 정치적으로 야당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여 정쟁화하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가 과학을 대신한다면 위정자들의 통계마술은 끊이지 않고 통계와 정치 모두에 대한 불신만 커질 뿐이다.

역사는 통계의 마술에 의한 속임수 정치가 국가 흥망의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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